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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항공기 협상의 교훈/송대수 북경 특파원(기자의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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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항공기 협상의 교훈/송대수 북경 특파원(기자의 눈)

입력
1996.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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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산업협력의 시금석으로 주목받아 온 「중형 항공기 공동개발사업」이 중국의 일방적 입장 변경으로 추진 2년반만에 「없던 일」이 돼버렸다. 중국시장을 향해 부풀기만 했던 「기대 거품」을 걷히게 한 이 사건은 「붉은 주식회사」 중국의 속성을 재인식하는 계기를 제공했다는 점에서 무익하지만은 않다.양국이 35∼40%의 동등한 지분으로 100석 규모의 중형 항공기를 공동개발하기로 한 이 합작사업은 93년 11월 양국 정상의 합의에 따른 것이었다. 양국은 그동안 수차례 실무회의를 통해 주관회사 상호인정 등 단계적 절차를 순조롭게 밟아 왔으나 최종조립장 위치, 합작지분 등을 놓고 이견이 불거졌다. 중국은 그들 땅에서의 최종조립을 고집했고 상황변화를 이유로 합작지분도 더 많이 가져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견을 좀체 좁히지 못한 가운데 중국은 올들어 협력파트너를 독자적으로 선정한데 이어 한국의 지분참여율도 10% 정도로 하라는 막무가내식 밀어붙이기로 나왔다. 올 2월과 4월 싱가포르·유럽연합(EU)과 각각 협력선 인정 양해각서를 체결한 중국은 5월엔 중국(45%) 유럽연합(39%) 싱가포르(16%)와 지분분배를 핵심내용으로 하는 3자간 협력의향서에 서명, 「한국 배제」를 노골화하며 협상 결렬을 예고했다.

92년 한중 수교이래 양국관계는 쾌속으로 발전해왔다. 그러나 양국이 정부 차원의 산업협력위를 설립, 자동차 중형여객기 HD TV(고선명 TV) 통신 등 4대 공동사업을 선정하며 한 차원 높은 협력시대를 구가하는듯 했던 것도 잠시, 현재는 어느 하나 제대로 되는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중국이 주요 산업부문에서 한국을 실질적 협력 파트너로 대우하고 있는지 아니면 더 큰 「손님」을 끌기 위한 유용한 카드쯤으로 여기는지를 이제 심각하게 생각해 볼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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