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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률 하락 바로보자(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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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률 하락 바로보자(사설)

입력
1996.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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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률이 크게 떨어져 불안기류에 휘말려 있는 우리 경제에 새로운 근심거리를 만들어 주고 있다.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저축률은 29.9%로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던 전년의 33.0%에 비해 3%포인트 이상 급락한 것으로 나타났다.아직 30%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저축률을 낮다고 말하는 것은 지나친 걱정일 수도 있다. 대만(42.5%)보다는 못하지만 미국(9.6%)이나 일본(15.8%)보다는 아직 높은 수준이고 91∼93년의 저축률 27.2∼29.7%에 비해서도 그렇게 낮지는 않다.

그러나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낙폭이 예상 밖으로 크다는 점과 이같은 저축의 급격한 하락추세가 최근 사회전반에 걸쳐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는 사치 향락풍조와 맞물려 나타나고 있다는 점, 그리고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경상수지적자와 수출위축 경기냉각 물가불안 등이 겹쳐서 불안징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률이 급락한 것은 두말할 것 없이 과도한 소비성향 때문이다. 우리가 소득수준에 비해 지나친 소비를 하고 있다는 것은 몇가지 흔한 통계자료로도 명백히 입증되고 있다. 지난해 우리의 국민 1인당 수입액은 2천3백2달러로 일본의 2천1백91달러를 추월(무역협회자료)했다. 1인당 수출액은 일본의 70%, 대만의 50%에 불과한 수준이다. 소득이 몇배나 많은 일본을 능가할 정도로 분에 넘치는 과도한 수입을 한 것이다. 그 원인의 상당부분이 사치성 소비재 수입의 급증에 있다.

사치성 고가 소비재는 지난해 중 골프용구 수입이 전년비 1백72%나 늘어난 것을 비롯, 승용차 1백20%, 컬러TV 97%, 위스키 60%, 담배 54%, 화장품 52%, 스키용구 42%, 가구류가 41%나 늘어난 데서 잘 나타나듯이 봇물터지듯 쏟아져 들어왔다. 국내소비에서도 과소비현상은 도를 넘고 있다.

이 모두가 1만달러 소득의 작은 성공에 도취돼서 흥청망청 돈을 뿌리고 다닌 결과라고 할 수 있다. 30년 압축성장을 이끌어오면서 우리 경제를 지탱해 주었던 근면 절약은 이제 흔적조차 찾아보기 어렵게 됐다. 우리 경제는 아직도 개발도상에 있는 미완성경제이며 선진국의 문턱을 넘기까지 앞으로 가야 할 길이 멀다. 수출과 저축은 달리 대안이 있을 수 없는 유일한 성장의 무기다.

저축은 한번 그 기반이 무너지면 다시 회복하기 어려운 것이므로 더 늦기 전에 서둘러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경기와 물가, 경상수지적자와 외채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저축은 특효약이 될 수 있다. 전반적인 사회분위기를 쇄신하고 경제마인드를 되살리기 위해서도 저축운동이 필요하다. 정부가 앞장서서 대대적인 저축운동을 벌이고 세제 등 저축에 관련된 각종 제도를 정비 강화하는 등 종합 대책이 뒤따라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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