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2시간후 재접합 성공 사례도손가락 절단은 산업현장에서 흔히 발생하며 가정에서도 드물지 않다. 절단직후 응급처치를 잘못해 수술을 어렵게 만드는 경우가 있었으나 이제는 수술전까지 절단된 부위를 가능한 한 낮은 온도에 보관한다는 것은 상식이 됐다.
절단된 조직은 우선 깨끗이 보존해야 한다. 가능하면 소독된 식염수로 절단된 부위의 오물을 씻어내고 여의치 않으면 흐르는 수돗물에라도 닦아내야 한다. 솔질을 하거나 과다하게 세척하면 오히려 조직을 손상시키거나 조직구분을 어렵게 하므로 눈에 보이는 오염물만 씻어내야 한다. 이어 깨끗한 거즈로 싸서 비닐백이나 폴리에틸렌용기에 담은 다음 물과 얼음이 반씩 섞인 그릇에 넣어 병원으로 옮긴다. 얼음에 담기도 하는데 이는 조직을 얼게 해 수술을 어렵게 만들므로 삼가야 한다.
흔히 볼 수 있는 잘못된 응급처치는 아예 물에 담아 가져오는 경우이다. 절단된 조직이 장시간 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심한 경우 소독을 위해 알코올에 담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수술을 못하게 하는 잘못된 처치법이다. 소독에 너무 신경을 써 조직을 손상시키기보다는 식염수나 깨끗한 물로 오염물만 떨어내는 게 바람직하다. 손이 절단되면 출혈 때문에 당황하게 마련인데 웬만한 출혈은 5∼10분만 가볍게 눌러줘도 멎으므로 압박붕대로 감아주면 된다.
절단후 수술까지의 시간은 보통 8시간 이내가 이상적이지만 시간이 늦었다고 포기해선 안된다. 절단된 지 42시간이 지난 뒤에 수술이 성공한 예가 있고 24시간 경과후 수술해도 생존에는 큰 지장이 없다. 재접합술은 손·발가락뿐만 아니라 귀나 남성의 성기, 머리카락이 기계에 빨려들어가 떨어져 나간 두피등도 가능하다.<김우경 고려대의대교수·고대구로병원 성형외과과장>김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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