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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경찰서 조사계 윤성혜 반장(신세대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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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동대문경찰서 조사계 윤성혜 반장(신세대와의 만남)

입력
1996.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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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뻘 형사 지휘 엘리트경찰 이지만 고소인 딱한 사정에 눈물짓는 순수파죠”서울 동대문경찰서 조사계사무실 한편에는 꽃 한송이가 책상위에 놓여있다. 범죄자들이 우글거리고 고성이 오가는 경찰서 사무실이지만 꽃 한송이만으로도 분위기는 한결 밝아진다.

그 꽃의 주인은 조사반장 윤성혜경위(25·여). 『지구의 절반은 여성입니다. 여성도 엄연히 자기 일을 가지고 한사람 몫을 해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대학 졸업하고 적당히 지내다 시집이나 가겠다거나 남자에게 적당히 기대려는 생각은 버려야 합니다. 제가 경찰대를 선택한 것도 그런 것이 이유가 됐습니다』

94년 경찰대를 졸업하고 2년 동안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다니다 지난달 이곳으로 첫 보직 발령을 받은 윤경위는 말 그대로 경찰서의 꽃이다. 그러나 윤경위는 스스로 꽃이기를 거부한다. 온갖 사연과 이해관계가 얽힌 고소·고발사건과 여러 층의 피의자들을 상대하려면 스스로 강해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 오빠에서부터 아버지뻘에 이르는 조사관들을 지휘·통솔해야 하는 상사로서의 직책부담도 적은 것은 아니다. 『같이 근무하는 형사들을 부하가 아닌 경찰선배로 생각하고 하나하나 충실히 배우는 자세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윤경위는 아직은 순수한 젊은 여성임을 굳이 숨기려 하지 않는다.『고소인을 조사하면서 사연을 듣다가 같이 울어버린 적도 있습니다. 또 조사받으러 온 피의자의 무시하는 말에 얼굴이 빨개진 적도 한두번이 아니구요』 그러나 윤경위는『연륜이 쌓이면 아마 저도 능구렁이가 되겠죠』라면서 환하게 웃었다.

서울대 행정대학원에서 「경찰예산에 관하여」라는 제목으로 석사논문을 쓸만큼 윤경위의 경찰에 대한 애정은 각별하다. 『일선에 나오기 전만해도 사회에서 경찰을 보는 시각이 그렇게 경직되어 있으리라고는 생각못했습니다. 경찰 사회가 문제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국민들이 「우리경찰」이라는 애정을 가지고 바라봐주기를 바랍니다』

『시간이 나면 경찰조직과 관련한 공부를 더 깊이 하고싶다』는 윤경위는 그 이유를 『경찰자체가 안에서부터 변화하는 자세를 보인다면 국민들도 더욱 애정어린 눈길을 보낼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이동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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