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룡뼈로는 세계 최초 고생물학적 가치/최근 「불 강탈」 밝혀져 네덜란드 반환요구프랑스와 네덜란드가 7,000만년된 공룡의 화석을 둘러싼 희대의 소유권 공방을 벌이고 있다.
문제의 화석은 디노사우러스의 머리뼈로 18세기말 네덜란드 마스트리히트지방에서 주민들에 의해 출토됐다. 「괴물 모사사우러스」로 명명된 이 화석은 바다에서 살던 해룡의 뼈로는 세계최초라는 고생물학적 가치를 지녔다. 그러나 이 뼈는 1794년 프랑스 혁명군이 네덜란드에서 포획, 200여년간 소유해오고 있으며 현재는 파리의 자연사 박물관에 보관중이다. 네덜란드에는 프랑스측이 만들어준 플라스틱 모형만이 전시되고 있다.
네덜란드측이 그동안 이에 대해 불만을 가졌던 것은 당연지사. 특히 마스트리히트 지방정부와 주민들은 이 문제에 끊임없이 항의해 왔다. 하지만 프랑스측은 플라스틱 모형을 대신 만들어 주는 선에서 이를 이럭저럭 무마해왔다. 그러다 최근 네덜란드 중앙정부가 처음으로 개입하면서 본격적인 소유권 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네덜란드정부는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서 프랑스측에 「도난당한 화석」의 반환문제를 정식으로 요구한 바 있다.
사태가 증폭된 요인은 네덜란드의 한 박사학위 논문. 마스트리히트대학의 페기 롬펜이란 대학원생이 논문에서 문제의 공룡뼈가 프랑스로 가게된 과정을 낱낱이 파헤쳐 네덜란드 국민들의 여론에 불을 지른 것이다.
프랑스측은 그동안 『네덜란드의 한 개인소유주가 공룡뼈를 프랑스혁명군에게 기증했으며 프랑스는 이에 대한 사례로 포도주 600병을 주었다』고 보유경위를 밝혀왔다. 그러나 이 논문은 당시 프랑스정부가 네덜란드주둔 혁명군에게 보낸 『공룡의 뼈를 몰수하라』는 지령전문과 이후 원소유주의 조카가 프랑스정부측에 몇차례나 『강탈해간 뼈를 돌려달라』는 청원서를 보냈던 사실을 제시, 프랑스측 주장이 날조된 허구라고 반박하고 있다. 페기 롬펜은 이런 증거사료들을 네덜란드전역의 도서관과 문서보관서등을 샅샅이 뒤져 처음으로 발견했다.
네덜란드정부의 반환요구에 프랑스정부는 아직까지 일체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대신 이 뼈를 보관하고 있는 자연사 박물관측이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다. 박물관측은 『이 화석은 특정국가의 소유가 될 수 없고 인류공동의 것이며 너무나 약하고 민감해서 이동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네덜란드는 우리가 이미 오래전에 만들어 보낸 모형을 갖고 있으면 되지 않느냐』고 네덜란드측의 요구를 일축하고 있다.
그동안 나라간에 문화재 반환에 관한 마찰은 많았으나 이처럼 수천만년전 공룡의 뼈를 둘러싼 소유권 분쟁은 처음이어서 귀추가 더욱 주목된다.<파리=송태권 특파원>파리=송태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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