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금융 「완전 경쟁」 벌판으로/시장 조기개방 일정발표 의미·전망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금융 「완전 경쟁」 벌판으로/시장 조기개방 일정발표 의미·전망

입력
1996.06.18 00:00
0 0

◎마지막분야 은행 예상보다 빨라 업계 충격우려/막강 외국사 본격진출전 대비소홀땐 설땅없어정부가 17일 밝힌 「금융시장 조기개방일정」의 핵심은 금융산업의 중추인 은행의 개방계획을 처음으로 명확히 밝혔다는 점이다. 정부는 국내시장의 개방일정을 국내외에 밝힌 예정스케줄(블루프린트)에서 은행부분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었다. 때문에 이번 방침은 금융산업 개방일정의 완결편이 되는 셈이어서 금융도 완전 무한경쟁시대에 돌입하게 됐다.

또 현재 18%(종목당)로 돼있는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올 하반기부터 매년 3%포인트씩 높여 30%가 넘는 2000년에는 사실상 폐지하겠다고 밝힌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정부가 증권 투자신탁 투자자문사에 이어 은행에 대해서도 문을 연 이유는 앞으로 개방이 확대되고 자본거래가 자유화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대세일뿐 아니라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기회라고 판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웅배 부총리겸 재정경제원장관은 14일 한국금융학회 초청강연에서 『늦어도 2000년대에 들어가면 우리 경제는 완전히 개방상태에 들어간다고 보아야 하며 그동안 우리 금융산업의 체질개선을 끝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자리에서 나부총리는 당초 원고에 앞으로 「3∼4년」이라고 돼있던 완전개방일정을「2∼3년」으로 고쳐 읽었는데 이는 예정보다 빨리 금융시장이 전면 개방된다는 것을 시사하는 한편 상대적으로 낙후된 금융산업에 대한 경고였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풀이다.

문제는 개방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빨라졌다는데 있다. 은행부문의 조기개방은 국내 금융계에 큰 충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외국의 거대한 은행들이 뛰어난 노하우와 빠른 정보력, 엄청난 자금력등을 바탕으로 국내 금융시장에 진출할 경우 제대로 준비를 갖추지 못한 우리 은행들이 얼마나 이에 맞설 수 있을까 우려되고 있다.

재경원 관계자는 『은행의 조기개방은 증권 투신등과의 형평성을 맞추기 위한 것』이라며 『현재 국내에 들어와 있는 외국은행 지점과 앞으로 허용될 현지법인간의 실질적인 차이가 거의 없어 충격이 크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는 은행이 개방이 되어도 외국 제조업체의 국내은행업 진출에 대해서는 인정하지 않고 외국은행이 국내에 지점을 설립할 경우만 허용하며 이 때에도 예금자보호를 위한 건전성 검토등을 거칠 방침이다. 또 내국인에 의한 국내은행의 설립자유화문제는 완전개방으로 영향을 받겠지만 좀더 검토되어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동일인 지분한도(4%)유지등 산업자본의 은행지배를 막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예를 들어 국내 제조업체가 인수한 외국의 은행이 자회사를 국내에 설립하려는 경우 이를 허용하지 않으면 「역차별」이라는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2000년부터 외국인 주식투자한도를 완전 폐지하는 것도 너무 이르지 않느냐는 지적을 받고 있다. 개방화에 따른 대세라고는 하지만 취약한 증시구조등에 비추어 단기성 유동자금(핫머니)의 횡포와 국내기업들에 대한 무차별적인 인수·합병등을 효과적으로 방지하기에는 남은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이다. 또 외국자본의 유입에 따른 국내 경기조절등도 사전에 충분한 연구 및 논의가 필요하다.<이상호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