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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중·고들의 성적관리(장명수 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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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수중·고들의 성적관리(장명수 칼럼)

입력
1996.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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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 개혁의 하나로 종합생활기록부제가 시행되자 마자 각 학교들의 성적올려주기가 말썽이 되고 있다. 이 제도가 채택될때 많은 사람들이 걱정한 것은 어머니들의 치맛바람이 더 거세질 것이라는 점이었는데, 치맛바람 이전에 시험문제를 쉽게 내어 고득점자를 양산하려는 각 학교들의 집단 이기주의가 더 큰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각 지방 교육청은 고교의 중간고사 성적 처리결과를 분석한후 성적올려주기가 예상보다 심각했음을 확인하고, 일부 학교에는 재시험을 치르도록 하는 등 관리를 강화하고 있다. 여론도 각 학교들의 집단 이기주의를 맹렬하게 비난하면서 종합생활기록부제의 보완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비난속에서 우리가 생각해야 할 것은 특수목적 중·고교의 성적평가를 과연 일반 학교들과 같은 기준으로 할 것이냐는 문제다. 「평가」를 일반학교와 같이 한다면 「출제수준」도 같아야 한다는 것이 문제를 쉽게 내는 특수고들의 주장인데, 이를 매도만 하는 것은 옳지 않다. 또 내년부터 예술고들은 필답고사 없이 내신과 실기만으로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예술중학교들까지 성적올려주기 바람에 휘말려 있다.

예술·과학·외국어·체육등의 특수 중·고교는 시험을 통해 학생을 선발하기 때문에 해당부문의 재능뿐 아니라 성적도 우수한 학생들이 몰려 있다. 서울 예원중 3년생의 경우 95년 9월 중앙교육진흥연구소가 시행한 모의고사에서 평균 128.4점(서울평균 98.3점)으로 전국 1위를 차지했고, 이화외고 1년생의 경우 지난3월 모의고사에서 평균 319.7점으로 서울의 상위권 고교들보다 80여점이나 높았다.

그러나 이들 특수 중·고교의 내신과 종합생활기록부는 일반고교와 같은 규정으로 처리되고 있다. 특수고의 경우 대학의 동일계열에 진학할 때는 수능성적의 전국분포에 따라 내신등급이 따로 적용되고 있으나 현재의 1학년들은 그 제도마저 불확실하여 크게 동요하고 있다. 외고교사들은 「동일계열」이라는 제한에도 반대하고 있다. 어문학 계열뿐 아니라 사회과학 계열 등에서도 외국어 실력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상황에서 외고 설립의 목적을 너무 협의로 해석해서는 안된다는 주장이다.

특수목적고나 실업학교등은 일반 학교와 다른 목적으로 설립된 학교들인데, 획일화한 입시제도로 함께 묶는다면 그 특성이 죽게 된다. 대학입시가 워낙 치열하다보니 예외없는 획일화만이 공정하고 평등한 제도인 것처럼 잘못 인식되고 있으나, 특성을 죽이면서 다양화·세계화·첨단화할 수는 없다.

어떤 학교들을 육성한다고 요란하게 설립을 권장했다면 정부가 책임을 져야하고, 설립 목표를 끝까지 존중해야 한다.<편집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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