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지 사건·비윤리 내용 여과 없이 방영도예견했던 일이지만, 방송3사의 분별없는 시청률 경쟁이 위험수위에 이르고 있다. 시청률 경쟁중단을 선언한지 1년만인 지난달 일제히 자체 시청률조사를 재개한 방송3사는 이전보다 한층 치열하게 다툼에 나서고 있어 프로그램의 질 저하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방송사들은 시청률을 높이기 위해 드라마에 억지 사건을 끌어들이거나 비윤리적인 내용을 여과없이 방영하고 있다. 또한 시청률이 낮은 프로는 방영한지 한두달도 안돼 슬그머니 막을 내리고 있다.
최근 시청률 1위를 지키고 있는 KBS2 주말극 「목욕탕집 남자들」은 손자까지 둔 50대 주부가 남편에게 보약을 먹인 결과 임신하는데 성공했다는 낯 간지러운 에피소드로 시청자의 눈길을 붙잡고 있다. 「목욕탕집…」은 당초 이달말께 막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가을까지 방영기간을 늘리며 이같은 에피소드로 억지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SBS가 12일부터 방영하는 수목드라마 「남자 대탐험」은 바람둥이 남성 3대의 여성편력을 그리고 있다. 대폿집 여주인을 애인으로 둔 할아버지, 다방 마담과 바람피우는 아버지, 아들은 돌상에서부터 여자만 쫓는다. 우스개로나 가능한 바람둥이의 얘기가 버젓이 안방극장의 드라마로 소개되고 있다.
KBS2 일일극 「며느리 삼국지」는 한국·중국·일본인 동서가 끊임없이 싸우며 서로를 헐뜯고 있다. 어처구니 없다는 느낌을 넘어 불쾌감까지 느끼게 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방송사들은 최근 2∼3회씩 부분개편을 실시해 시청률이 낮은 프로는 가차없이 솎아내 시청자들은 어떤 프로가 어느 시간대에 방영되는지 분간할 수조차 없게되었다. KBS는 「만화 내사랑」「다큐멘터리 세기의 인물들」을, MBC는 「코미디 세계사」를 각기 두달만에 종영했으며 SBS는 올들어 다섯번이나 부분개편을 실시했다.
방송사들은 『프로그램의 인기도는 광고와 직결되기 때문에 시청률에 연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김성호 기자>김성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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