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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연착륙 기대감 후퇴 “악재”(증시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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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연착륙 기대감 후퇴 “악재”(증시이야기)

입력
1996.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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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관계 변화 등 정책 장세에 희망시간적으로 보아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 더이상 기대로만 남을 수 없는 상황에 다다르고 있다.

수출 부진은 일시적 현상을 넘어 대책이 필요할 지경에 이르고 있으며 이로 인해 발생한 무역수지 적자는 다른 부문을 압박할 정도로 심각해지고 있다.

이즈음에서 경기가 더 이상 희망을 주지 못하면 주가는 하락세로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그리고 그런 이유라면 연중최저치를 지키기 어려울 수도 있다.

혹자는 아직도 저금리 효과를 기대하고 870∼880선에서 지지를 기대할 수도 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경기연착륙 기대감이 살아 있을 때라야 가능한 얘기다.

결국 장기투자자의 이탈로 수급이 다시 나빠질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 아마도 신용융자 투자자는 이 고비를 잘 넘겨야 할 것이다. 현재 상황이라면 예탁금과 신용잔고는 충분히 역전의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이 시점에서 관심이 가는 것은 과연 기관투자자들이 여기서 장세를 받쳐줄 것인가 하는 점이다. 주변 금융시장 여건으로 보면 그럴 수 있다고 보지만 경기예측을 기본으로 하는 그들의 투자속성으로 보아 그 개연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

여기에 또 하나의 부담이 있다면 정보통신 관련주들의 인기후퇴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사실상 올해 장세를 심리적으로 지켜준 것은 경기 연착륙 기대감이었지만 장내 수요를 지켜준 것은 정보통신 테마였다고 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성장성 투자를 전제로 하기 때문에 미래경기가 불투명한 상태에서 개별테마가 되는 것은 무리이다. 그런점에서 이렇게 경기흐름이 악화하면 정보통신주들도 힘을 잃을 수 밖에 없다.

주가는 언제나 단기적으로 거품을 만들기 마련이다. 특히 성장주들은 단기 상승후 하락할 때 거품이 제거되는 인상을 주기때문에 이번에 각종 테마주에 투자한 경우에는 신중히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이제 경기장세도 어렵고, 금융장세도 어렵고 마땅한 돌파구가 없다. 여기서 한발 더 물러나 다음 수순을 기다려 본다면 이른바 정책장세를 주시해 볼 수 있다. 정책장세란 다름아닌 정부가 정책적으로 수행하는 일이 투자자의 관심을 끌어 관련 투자가 나타나는 경우이다.

그렇다면 지금 여기서 관심을 가져본다면 우선 세가지 정도로 예상해 볼 수 있다. 하나는 대북정책의 변화, 또 하나는 사회간접자본 투자, 또 하나는 금융권 경쟁력 강화를 들 수 있겠다.

시간상으로 보아 이러한 정책들이 하나 둘씩 어느정도 윤곽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식량지원에서 나타난 대북 정책의 변화조짐, 그리고 월드컵 관련 투자의 개시 필요성, 눈앞에 닥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입은 금융산업 개편의 시간을 촉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감지된다면 장내에서 관련주식들의 주가는 쉽게 일어날 수 있다. 왜냐하면 그들은 올해 기술적으로 아주 유리한 상황에 놓여있기 때문이다. 장기 저점을 벗어나 약간의 탄력이 붙어있는 상태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시도는 정책의 변화를 감지하지 않고 무리하게 선취매에 들어가면 실수하기 쉽다.

그런데 이런 시도가 늑장을 부려도 문제가 있다. 타이밍을 놓치면 주가는 필요이상의 감정적 반응을 불러오기 때문이다. 지금 주가는 880을 놓치게 되면 연중 투자수익률이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가게 된다. 그렇게 되면 여타자산시장에 비해 도무지 경쟁이 되질 못한다.

따라서 현장세가 다시 정책장세로 전환할 수 있는 여건을 조기에 만들지 못하면 지난 4월 불경기에도 불구하고 공연히 선거후 분위기에 편승해 금융장세를 벌인 대가를 비싸게 치를 수도 있다고 본다. 한마디로 7% 성장이 무너졌던 지난해 4·4분기 이후 경기흐름이 달라진 것이 전혀 없다는 말이 된다.<엄길청 아태경제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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