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8년 이래 8년만에… 기록일이 생일 “겹 경사”/최고기록 3시간11분 “달리면 만사 잊어요”초로의 세탁소 주인이 8년만에 마라톤 풀코스를 1백번 뛰었다. 한달에 한번 꼴로 처절한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한 셈이다. 주인공은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에서 30여년째 세탁소를 경영하고 있는 임채호씨(58). 더구나 그는 한때 신경통을 심하게 앓아 30대 중반까지 다리를 절기까지 한 적이 있다. 그래서 42·195㎞ 1백회 주파는 개인적인 대위업이자 인간승리이다.
88년 5월7일 처음으로 서오릉―임진각 (44㎞)을 뛰기 시작, 정확히 1백번 째를 달린 16일은 마침 그의 58번째 생일. 상오9시 세탁소 앞에서 가족끼리의 간단한 기념식을 갖고 그는 가랑비 속에서 통일염원을 담은 통일로를 달렸다. 그가 이렇게 「무작정」 뛰기 시작한 것은 빈농가정에서 태어나 18세때 상경, 다리밑에서 잠을 자면서 자수성가의 꿈을 일궈오던 60년대말. 매일 새벽 인근 약수터까지 물통을 양손에 들고 뛰었다.
그러다 78년 한국일보사 주최 거북이마라톤대회에 참가하면서부터는 내친 김에 「마라톤」이라는 높은 봉우리에 도전하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후 세계노장마라톤대회, 한일친선노장마라톤대회, 동아마라톤대회 등 국내에서 열린 20여회의 굵직한 공식마라톤대회에 참가했다. 지금까지 최고 기록은 3시간11분0초.
그는 『처음 달릴 때는 5시간도 훨씬 넘게 걸렸지만 이제 시간도 단축됐을 뿐만 아니라 신경통도 어느새 사라져 버렸다』며 『어렵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마다 달리면서 마음을 잡는다』고 마라톤 예찬론을 폈다.<김관명 기자>김관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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