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북아시장 무궁무진… 2000년엔 공급부족사태” 판단/고급강판재 등 수요급증 대처·중 시장 수출 주력 계획현대그룹이 제철소사업계획 추진에 본격 나서고 있다. 계열사인 인천제철을 중심으로 실무준비를 끝낸 현대는 조만간 주무부처인 통상산업부에 일관제철소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방침이며 동시에 철강업체간 자율기구인 철강산업발전민간협의회에도 제철사업 진출건을 정식 안건으로 올려 업계의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현대는 월드컵유치의 「1등 공신」으로 자타가 인정, 기업위상이 최고조에 올라있어 어느 때보다도 사업추진 여건과 분위기가 좋은 편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또 개인휴대통신(PCS)사업자 선정 탈락에 대한 동정론도 기대하고 있다.
현대가 고로제철소를 지으려는 이유는 크게 두가지다. 수출시장 특히 동북아시장이 무궁무진해 현재의 포철만으로는 역부족이고 특히 자동차 선박등에 쓰이는 고급냉연강판등 고부가가치 철강재는 현재도 상당규모를 수입에 의존하는등 공급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는게 현대측 설명이다.
통산부는 철강재수출이 95년 1,010만톤에서 2000년 1,190만톤으로 5년사이에 18%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정했다. 그러나 현대는 이는 우리의 공급능력 부족탓이지 여력만 있으면 2000년에 2,000만톤 가까이 수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규모 사회간접자본 투자와 자동차보급 급팽창으로 중국의 철강수요가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는 것이다.
대만은 중국특수에 대비해 750만톤 및 1,200만톤규모의 2개 제철소 건립을 추진중이기도 하다. 현대는 중국 수요가 본격화하는 2000년경에는 우리는 물론 동북아시장에서 철강공급 부족사태가 벌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고급 철강재의 공급난도 현대의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지난해 수입물량은 800만톤으로 수출물량에 버금간다. 대부분 고급철강재로 일본제품을 수입한다. 다른 철강재와 달리 고급재는 우리의 기술개발이 늦어져 일부는 일제 수입품보다 값이 비싸다. 제철은 크게 고로와 전기로 방식 두가지가 있는데 고급재는 고로로만 생산할 수 있어 현대는 고로제철소를 추진중이다.
모두 2,200만톤규모의 고로제철 8기를 가동중인 포철은 이같은 수요급증에 대비, 올 9월에 300만톤규모의 제9고로 건설에 착수할 예정이나 현대는 이 정도로는 수출수요를 댈 수 없을 뿐더러 고급철강재의 공급난도 해소하지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와 재정경제원등은 현대의 진출을 막을 이유가 없다는게 일반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주무부처인 통산부는 수급전망이 불투명하다는 이유아래 현대의 진출을 꺼려하고 있다.
70년대 자동차 생산과 함께 20년 넘게 일관되게 추진해온 현대의 숙원 고로제철이 빛을 보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이백규 기자>이백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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