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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세계연극제 제대로 열릴까/발목 잡는 현안들 쟁점별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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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왕세계연극제 제대로 열릴까/발목 잡는 현안들 쟁점별 정리

입력
1996.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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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파괴­시 93% 가 그린벨트… 건축예외 인정싸고 논란/에산확보­도의회 추경 예산 67억원 삭감 재상정 움직임/향후운영­“급조” 우려 불구 위성도시 문화갈증 해소 기대의왕세계연극제는 제대로 열릴 수 있을 것인가. 개최 15개월을 앞둔 이 시점에까지 행사의 의미에 대한 판단이 엇갈리고 환경파괴 여부로 논란이 심한데다 행정기관의 지원도 미약해 성사 여부가 불투명하다. 장애요소는 그린벨트지역 건축에 대한 환경단체들의 반발과 건교부의 미허가, 예산지원 부족 등이다. 이런 문제는 연극제가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문화의식 고양에 기여할 것인가를 기준으로 풀어가야 할 것이다. 쟁점별로 정리한다.<편집자주>

▷환경파괴문제◁ 의왕시는 93%가 그린벨트지역이다. 개최지 11만평도 마찬가지. 여기에 소극장등 필수시설물이 들어서려면 도시계획법 시행규칙 개정(그린벨트내 예외적 행위허가)이 꼭 필요하다. 그러나 이 법을 관장하는 건교부는 의왕시가 지난해 11월 제출한 도시계획법 시행규칙 개정허가를 긍정적으로 검토해오다 환경단체들의 반발등을 이유로 유보하고 있다.

「녹색마을건설을 위한 시민연합」(공동위원장 김재범 최홍규 차준엽 현기환 박정희)등 환경단체들의 반대주장의 근거는 도미노이론. 예외를 하나라도 인정하면 그린벨트는 줄줄이 무너진다는 것이다.

하지만 녹색연합 산하 배달환경연구소 정종관소장의 의견은 좀 다르다. 지난 1월부터 3개월간 환경성검토를 실시한 그는 『연극제사업은 의왕시의 자연환경보전에 현실적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의왕시의 주요 환경자산은 백운호수와 녹지. 백운호수는 주변에 난립한 소규모 음식점, 축사, 쓰레기등으로 수질이 꽤 오염돼 있어 정리가 필수적인 상태이다. 또 연극제 시설물이 들어설 지역이 대부분 휴경지화하고 있는 논밭지역이어서 새로 시설물을 설치하더라도 녹지가 손상되는 일은 없다는 설명이다. 연극제 기본설계를 맡은 건축설계사 아키반 대표 김석철씨도 『11만평 중 시설물면적은 7,000평에 불과해 오히려 수목을 심어 녹지를 조성할 수 있으며, 도심에서 충족되지 못한 문화기능의 분산효과도 얻을 수 있다』고 말하고 있다.

환경문제가 부각되자 환경과 공해연구회(회장 김상종)는 13일 서울대 호암생활관에서 신창현 의왕시장과 환경운동연합, 녹색연합, 경실련 환경개발센터등 환경단체를 초청, 공청회를 열었다. 연극제 반대를 표명하고 나선 「녹색마을건설을 위한 시민연합」은 참가를 거부했다. 공청회는 개발과 그린벨트 보존에 대한 기본원칙을 재확인하는 수준에서 마무리됐다.

▷예산확보문제◁ 지난달 30일 경기도의회는 임시회를 열어 연극제를 위해 경기도가 상정한 추경예산 67억4,60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투자효과에 비해 행사의 실효성이 의문시되며, 특정지자체에 과도한 예산을 지원하는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 삭감이유였다.

이같이 삭감을 결정한 이후 지방의원들의 근시안적인 생각이 예산반영을 가로막았다는 풍문이 돌고 있다. 일부 의원을 제외한 대다수 도의원들이 연극제 개최때문에 자신들의 지역구사업이 지연되는 것을 우려한 의왕시의원들의 집요한 로비에 밀려 예산삭감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인제지사를 비롯한 경기도관계자들은 연극제가 세계적 행사이며 경기도를 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판단, 28일 열릴 임시회에 예산을 재상정, 의결을 받아내기로 하고 해당 소위의원들과 개별접촉을 갖고 있다. 신시장등 의왕시관계자들도 연일 의원들을 만나 사업효과를 알리고 소식지등을 통해 의왕발전을 5년이상 앞당길 수 있는 기회를 무산시키지 말자고 호소하고 있다. 총사업비 660억원 중 약 75%를 도비와 국비로 지원받기로 하고 연극제를 추진해 온 의왕시는 시예산만으로 연극제 개최는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향후시설운영◁ 과잉·졸속투자에 대한 우려도 장애요소이다. 프랑스의 아비뇽페스티벌이 이름없이 소규모로 시작, 수십년에 걸쳐 정착된 것과 비교할 때 『2년여만에 세계연극제를 창설한다는 것은 급조』라는 주장이다. 더구나 건설된 시설의 향후 운영에는 의왕시 뿐 아니라 연극계의 지속적인 프로그램개발이 필수적이다.

주차장 상·하수도등 기반시설 외에 연극제 필수시설물은 크게 3가지. 백운호수가의 문화예술회관(1,200석), 500명 숙박가능한 청소년수련원, 5개 소극장(200∼500석)과 야외축제극장등이 자리잡은 연극문화의 거리등이다. 의왕시는 문화예술회관의 경우 수원, 서울까지 가야만 공연을 볼 수 있는 주변 신도시를 포괄하는 공연 전시 예식장으로 활용하고 소극장들은 주로 세대별 테마영화관으로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운영비 확보를 위한 주수입원은 청소년수련원으로 연 100억원(예상)의 수입으로 총 60억원의 시설물 운영비를 충당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대학로에서 빠져나가는 추세인 연극인들을 위한 거주시설 조성도 검토중이다.<김진각(전국부)·김희원(문화1부)기자>

◎의왕세계연극제란/97ITI총회 한국유치 계기로 창설/20여국 참가 내년 9월 개막 예정

의왕세계연극제는 「97 국제극예술협회(ITI)총회 및 세계공연예술축제」를 한국이 유치하면서 5개의 공연축제 중 하나로 창설됐다. 「개성과 다양성」을 주제로 한 이 연극제는 내년 9월13일∼10월11일 20여개국이 참가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한국연극협회와 ITI한국본부는 지난해 6월20일 연극제 창설을 결정, 수도권 5개 시·군으로부터 유치신청을 받아 지난해 10월12일 공청회를 거쳐 10월 16일 가평과 의왕이 격년 개최키로 확정 발표했었다.

가평―의왕세계연극제는 아시아권 유일의 상시적인 세계연극제이다. 특히 의왕의 호수와 녹지등 자연경관은 독특한 문화체험을 가능케 할 요소로서 연극인들의 기대를 모았다. 현재 의왕연극제엔 이미 프랑스 일본등 10여개국 극단의 참가가 결정된 상태이다. 연극계에선 『의왕연극제가 무산되거나 건설이 늦어져 「천막치고 공연하는」 상황이 될 경우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신용도 추락은 불보듯 뻔한 일』이라고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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