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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차시장 “할인 열풍”/국내업계 수출 초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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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차시장 “할인 열풍”/국내업계 수출 초비상

입력
1996.06.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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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약세 업은 일사 등… 유럽선 「가격역전」 현상까지/선택사양품목 무료장착 등 대공세 판매난 계속 가중세계자동차시장에 「할인판매」 열풍이 불어 국내자동차업계가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유럽등 일부지역에서는 경쟁차종보다 수출국산차 가격이 높아지는 「가격역전」현상까지 발생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 각국 일본자동차 딜러들이 엔화가치 하락에 따라 자동차 가격을 5∼10%씩 할인판매하거나 선택사양품목이던 에어컨 자동변속기등을 기본품목으로 장착해 판매하는등 각종 유인책을 펼치며 세계시장 석권에 나섰다.

또 피아트 시트로앵 폴크스바겐등 유럽의 유수 자동차업체들은 수년간 침체된 자동차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대적인 할인판매경쟁을 펼치기 시작했다.

닛산의 경우 소형자동차인 프리메라를 독일에서 2만9,000마르크(약 1,514만원)에 판매해왔으나 올들어 3,000마르크(약 157만원)씩 할인해주고 있다. 도요타와 미쓰비시등도 본사및 유럽현지 대리점차원에서 광고물량을 대폭 늘리고 에어컨등 선택사양품목을 무료로 끼워 판매하고 있다.

이에 질세라 르노는 『단돈 1프랑(153원)만 내면 에어컨을 달아준다』는 판촉전략을 펴고 있다. 피아트도 에어백과 에어컨 자동변속기를 「공짜」패키지품목으로 엮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폴크스바겐 오펠 시트로앵등 독일과 프랑스의 자동차업체들 역시 다각적인 인센티브제 도입에 나섰다.

이같은 경쟁으로 92년이후 2% 안팎에 머무르던 유럽의 자동차 판매신장세가 지난해 월 100만대선에서 110만∼115만대선으로 10% 이상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의 가격파괴 바람으로 이제 겨우 자리를 잡기 시작한 국산차는 사상최악의 판매난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지난해부터 아반떼를 2만7,200마르크(약 1,420만원)에 판매, 경쟁차종인 닛산 프리메라보다 낮은 가격을 유지했으나 최근 닛산이 가격을 할인해 2만6,000마르크(약 1,357만원)에 판매하는 바람에 가격이 역전돼 가격경쟁력을 잃고 있다.

올들어 유럽시장에 본격 진출하기 시작한 기아자동차의 경우 초기부터 엄청난 애로를 겪고 있다.

미국시장 역시 일본자동차업체들의 공격적인 가격파괴 공세로 흔들리고 있다. 닛산의 미캘리포니아 현지법인인 미국 닛산은 최근 고급차인 「Q45」를 대당 4만7,900달러(약3,818만원)로 10.5%, 「J30」을 3만5,750달러(약 2,849만원)로 10.4% 각각 인하했다.

도요타도 소형트럭인 하이럭스의 미국판매를 지난해보다 2만3,000대 늘린 78만대수준으로 끌어올리기 위해 조만간 엔화약세 요인을 판매가격에 반영할 예정이다.

한국자동차공업협회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업계는 당초 지난해보다 30% 늘어난 128만대 수출목표를 세웠으나 엔화약세에 따른 경쟁력약화로 최근 110만대로 조정했다』며 『그러나 세계의 다른 업체들까지 할인경쟁에 나서 하반기 수출이 예상외로 어려워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박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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