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TRS사업권 따낸 여세몰아 아주시장 진출 구상/세계 최대 반도체조립외 설계·가공서도 “신화” 야심세계 최대의 반도체 조립업체인 아남그룹이 세계 무선통신메이저 군단에 도전장을 냈다. 최근 치열한 경쟁률을 뚫고 주파수공용통신(TRS)사업권을 따낸 아남은 반도체와 가전에서 쌓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고품질―저가 무선통신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에 시동을 걸었다.
정보통신사업은 92년 부친의 뒤를 이어 2대 그룹회장에 취임한 김주진회장이 의욕적으로 추진해온 그룹의 숙원사업. 창업주인 김향수명예회장이 68년 국내 최초로 반도체 사업에 뛰어들어 아남을 일으켜 세웠다면 김회장은 정보통신으로 「21세기 아남」을 이끌어 가겠다는 전략이다.
아남이 정보통신사업 진출의 교두보로 삼은 TRS는 공항 항만 철도등 운수회사나 병원등에서 쓰이는 일종의 무전기. 음성은 물론 데이터도 송수신할 수 있어 응용분야는 무궁무진하다. 아남그룹 관계자는 『약 1년간 사업준비를 하고 97년 7월부터 국내 TRS 서비스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경쟁업체보다 10%정도 싼요금으로 서비스를 시작, 매2년마다 5%씩 추가 인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아남은 디지털 TRS로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인도 필리핀등 무선통신 시장규모가 큰 아시아지역에 적극 진출한다는 구상이다. 또 장기적으로는 위성통신사업등을 추진, 지상과 육상을 잇는 종합정보통신업체로 성장한다는 전략도 갖고 있다.
아남그룹은 이번 정보통신사업 진출로 반도체 멀티미디어 정보통신의 3대 축을 중심으로 금융 환경 건설 등을 망라한 튼튼한 사업구조를 지니게 됐다. 김회장은 취임이후 아남산업내에 정보통신사업본부를 신설했고 TRS사업을 위해 미국 지오텍사와 합작으로 아남지오넷을 설립했으며 포항 소재 폐기물처리업체인 유봉산업을 인수, 환경사업에도 출사표를 던졌다. 작년에는 미국 솔로몬 브러더스증권과 합작으로 연합SB증권을 설립하고 한미아남할부금융을 출범시키면서 금융업에도 진출했다.
이로써 90년대초까지만해도 반도체 전자 건설등 3개부문에 불과했던 아남그룹의 사업영역은 김회장 취임이후 정보통신 금융 환경등 6개부문으로 늘어났다. 작년 총매출액 1조5,000억원중 반도체 매출 비중이 68%에 달했던 아남그룹은 2000년까지 매출 11조8,000억원, 반도체(59%)―멀티미디어(17%)―정보통신(8%)―건설·환경(8%)―금융(4%)―기타(4%)의 사업구조를 구축할 방침이다. 정보통신사업 진출을 필두로 아남그룹의 대변신이 시작된 셈이다.
정보통신과 함께 그룹성장을 주도할 반도체 사업에서도 일대 변화의 바람이 일 전망이다. 현재 세계 반도체 조립시장의 30%를 지배하는 아남은 비메모리 반도체 설계 및 가공분야에도 적극 진출, 다시 한번 반도체 신화를 이룬다는 생각이다. 이에따라 아남은 해외 합작선을 찾는대로 주문형반도체(ASIC) 로직(논리소자)등 비메모리 반도체 제조라인(FAB)을 완공하고 설계에서 제조, 가공까지 일관 생산체제를 갖출 계획이다.
아남그룹 관계자는 『국내 최초로 반도체와 컬러TV 사업을 시작, 국내 전자산업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끌어올린 아남이 이제는 세계 정보통신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확고히 다지는데 주도적인 역할을 할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남대희 기자>남대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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