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가·아파트 등 “경보외면”/버스승객들 “번거롭다” 안내려/대학구내선 훈련하는지도 몰라14일 하오2시부터 20분동안 전국에서 실시된 민방공 훈련은 아직도 내실보다는 겉치레에 흐르는 유명무실한 월례행사라는 지적을 완전히 벗지 못했다.
이날의 훈련은 민방공에 대한 최근의 관심으로 종전에 비해서는 비교적 나았으나 곳곳에서 여전히 훈련이 이뤄지지 않았고 사각지대도 눈에 많이 띄었다.
이철수 북한군 대위의 귀순 때 문제가 됐던 경보사이렌은 전국에서 정상적으로 울렸다. 그러나 대로변의 민첩한 훈련상황과는 달리 이면도로나 상가밀집지역에선 경보사이렌에도 불구하고 대피하는 사람이 거의 없었고, 통제요원도 보이지 않았다. 또 대형건물 근무자나 아파트 입주자, 버스승객들도 가까운 지하대피소로 신속히 대피해야 하는데도 이를 거의 지키지 않았다.
하오2시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자 서울 종로4가 대로변에선 운행 차량이 일제히 도로 오른쪽에 정차했다. 그러나 승객들은 대부분 『번거롭다』며 차에서 내려 대피하지 않았고 통제요원들도 이를 유도하지 않았다. 서울 도봉상고에서 열린 화생방 시범훈련은 대체로 매끄럽게 진행됐으나 참가학생들의 대부분은 방독면을 만져보지도 못했거나 화생방 응급처치요령을 모르고 있었다.
많은 대형건물 역시 지하대피소로의 대피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는데 모 그룹 본사의 경우 전체 인원 7천여명중 3천명 정도만 지하로 대피하고 나머지는 근무를 계속했다.
대학 캠퍼스는 민방공훈련의 사각지대로 지적됐다. 서울대의 경우 경보사이렌 시설조차 갖추지 않아 본부건물에서만 방송사이렌을 스피커로 내보냈다. 이 때문에 많은 학생들은 훈련이 실시되는 지도 모르고 있었으며 이들에 대한 대피통제도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김관명·조철환·윤태형 기자>김관명·조철환·윤태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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