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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장선영 교수 「서양문학사」(명강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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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외대 장선영 교수 「서양문학사」(명강의)

입력
1996.06.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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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년을 오르내리는 흥미진진한 문학 기행/열강과 토론식 “과외수업” 통해 고전 체계적 이해『강의는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

88년부터 「서양문학사」를 강의하고 있는 한국외국어대 서반아어과 장선영 교수(60)의 지론이다.

「서양문학사」를 수강하는 150여명의 새내기들은 호머에서 셰익스피어까지 2000여년의 시간을 숨가쁘게 오르내리며 한학기 14주를 보낸다. 장교수는 때와 곳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박학다식으로 수강생들의 서양문학 여행길이 지루하지 않도록 한다.

강의이름이 서양문학사라고 해서 수업시간 동안에 동·서양이 나눠지지 않는다. 『쌀은 신토불이지만 문학은 동서불이』라는 것이 장교수의 생각. 그리스 3대 비극작가 에우리피데스의 작품을 강의하면서 고구려 호동왕자를 끄집어내는 것도 그래서 자연스럽다. 계모 페드라의 모함으로 자살을 선택할 수 밖에 없었던 비운의 왕자 히폴리토스와 계모때문에 절벽에 몸을 던진 호동왕자가 너무 닮았다는 것이다.

즉흥적이고 파격적인 것은 강의내용만이 아니다. 매주 수요일 하오3시에 시작하는 정규수업외에도 장소와 시간의 구별없는 수업이 수시로 이뤄진다. 수강생들이 10여명씩 짝을 이뤄 장교수에게 과외수업을 청하면 학생회실이나 장교수의 연구실에서 자유로운 토론이 예사로 이뤄진다.

학점이 후한 편이 아닌데도 「서양문학사」의 인기는 대단하다. 한때 300명 이상의 학생이 몰려 대형강의실에서 수업을 진행해야만 했고, 94년부터는 고육지책으로 수강생을 150명씩 분리, 분반수업을 하고 있다.

지난해 장교수의 강의를 수강한 이용규씨(20·서반아어 2)는 『고교시절 단편적으로 접한 서양의 고전을 체계적으로 이해, 서양인들의 의식기저에 흐르는 사고방식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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