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행정부 옐친 지지 정책 주도/공산 승리땐 정치 희생양 우려스트로브 탈보트 미국무부 부장관(50)은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 못지않게 러시아 대선 결과에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선거로 공산정권으로 복귀할 경우 자신이 「정치적 희생양」이 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미행정부는 옐친을 러시아 개혁의 유일한 지도자로 보고 대놓고 그를 지지해 왔으며 이같은 흐름을 바로 탈보트부장관이 주도해 왔다. 따라서 옐친의 패배는 곧바로 빌 클린턴행정부의 대러시아 외교의 실패이며 그 경우 책임의 절반은 탈보트에게 돌아갈 수 밖에 없다.
그는 한때 옛 소련을 「정신적인 조국」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러시아와 숙명적인 관계를 가져왔다. 러시아광인 그는 자타가 공인하는 미행정부내의 독보적 러시아 전문가이다. 중학교 시절 러시아어와 문학에 심취했던 그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뒤를 이어 명문 예일대학의 문턱에 들어섰을 때 이미 유창하게 러시아어를 구사하고 있었다. 시사주간지 타임의 모스크바지국장을 지낸 그는 장·차관실이 자리잡은 미국무부 7층에서 유일한 러시아 생활 경험자이다.
60년대 옥스퍼드대학원 유학중 룸 메이트로 빌 클린턴을 만나 오늘날까지 절친한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 클린턴이 옥스퍼드 유학 당시 월남전 반대를 위한 국제청년 운동을 조직하려고 한 것도 러시아 전문가이자 같은 반전론자였던 탈보트의 영향이 컸다고 한다.
클린턴이 93년 12월 그를 현직에 임명하기 전까지만해도 그는 타임지의 최고 외교전문기자로 필명을 날렸다.
강렬한 지적 호기심과 탁월한 분석력, 언론인 시절 몸에 밴 간결하고 명확한 메모작성 능력은 워런 크리스토퍼 장관을 비롯한 상사와 동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클린턴 2기 내각」에서 안보보좌관 기용이 점쳐지고 있는 그는 기타 연주와 시쓰기가 취미인 낭만주의자로도 알려져 있다.<워싱턴=이상석 특파원>워싱턴=이상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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