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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관계 「3여인 정치시대」로/야 승리로 막내린 방글라 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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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한관계 「3여인 정치시대」로/야 승리로 막내린 방글라 총선

입력
1996.06.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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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와미연맹 하시나­전 총리 지아­에르샤드/하시나­지아 근소 의석차… 에르샤드 캐스팅보트역숙명의 여성라이벌의 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방글라데시 총선은 일단 야당지도자 세이크 하시나 와제드(48)의 사실상의 승리로 판가름났다.

이로써 하시나가 이끄는 아와미연맹(AL)은 91년 총선에서 베굼 칼레다 지아 전총리(50)가 이끄는 방글라데시국민당(BNP)에 당했던 패배를 설욕, 제1당으로 부상했다.

그러나 이번총선에서 두당이 절대다수의석 확보에 실패함으로써 또 한명의 여성이 정치전면에 떠오르게 됐다. 부패혐의로 20년형을 선고받고 복역중인 후세인 무하마드 에르샤드전대통령의 부인 베굼 라우샨 에르샤드가 그 주인공이다.

그가 이끄는 자티야당(JP)은 이번선거에서 제3당으로 부상하면서 향후 정국에 중요한 캐스팅보트역할을 하게 됐다. 90년이래 「두 여자의 정치」를 경험해온 방글라데시는 이제 「세 여자의 정치」시대를 맞게된 것이다.

앞으로 방글라데시정국을 이끌어갈 세 여인은 원한관계로 얽히고 설킨 앙숙간. 하시나의 부친인 세이크 무지불 라만 전대통령은 75년 지아전총리의 남편 지아울 라만이 주동한 군사쿠데타 와중에서 부인 아들들과 함께 비참하게 살해됐다. 대통령이 된 지아울 라만 역시 81년 불발 쿠데타과정에서 살해됐다.

그런데 당시 쿠데타혼란을 수습한뒤 82년 자신이 또다른 쿠데타를 일으켜 집권한 에르샤드가 남편의 살해에 깊숙이 관여했다는 것이 지아전총리의 주장이다.

불구대천의 원수간인 하시나와 지아는 90년 극적으로 손을 잡고 민중봉기를 주도, 에르샤드 정권을 몰아냈다. 이후 에르샤드전대통령이 수감되자 에르샤드당수는 남편의 지지세력인 자티야당을 규합, 절치부심끝에 이번 총선에서 제3의 세력으로 등장한 것이다.

한편 91년 지아의 집권이후 하시나와 지아는 다시 극한 대립을 계속했다. 아와미연맹이 불참한 가운데 10%남짓한 유권자가 투표한 2월 총선에서 승리를 선언했던 지아는 하시나의 강력한 장외투쟁에 굴복, 3월에 사임하고 중립정부하의 재선거를 약속했다. 지난달 중립 선거관리정부를 이끌던 국민당출신 비스와스 압두르 라만대통령은 쿠데타위기를 겪으면서 친아와미연맹 성향의 모하메드 나심 육참총장을 해임했으나 결국 야당의 기세를 꺾는데 실패한 것이다.<김준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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