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하락 불구 금융부담 안줄어90년대들어 국내 금리가 계속 떨어져 왔는 데도 기업들의 금융비용이 줄어 들지 않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지나치게 은행빚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됐다.
1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 금융비용부담 결정요인분석」에 따르면 기업들의 차입금리는 91년에 연 13.0%이던 것이 93년 11.2%, 94년 11.4%, 95년 연 11.7%등으로 계속 낮아졌다. 그러나 매출액에서 금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91년 5.7%이던 것이 92년엔 금리하락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6.3%로 높아졌고 93년에도 5.9%, 94∼95년에 5.6%로 낮아지지 않고 있다.
이처럼 기업들의 금융비용부담이 줄어 들지 않는 이유는 차입금의존도(차입금을 총자본으로 나눈 비율)가 갈수록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91년 기업들의 차입금의존도는 43.8%로 이미 높은 수준이었으며 92년엔 48.5%로 더욱 높아졌고 93년엔 49.3%, 94년 48.0%, 95년 47.7%등으로 계속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금리가 낮아진다 해도 남의 돈을 이처럼 많이 빌려쓰다 보면 금융비용이 줄어들 수 없다는 분석이다.
경쟁국인 대만의 경우 90∼94년도 기업들의 차입금의존도는 26.3%로 우리 기업의 절반수준밖에 되지 않는다. 금리가 90∼94년 연 7.6%로 우리(12.1%)보다 낮지만 은행빚을 훨씬 덜 쓰고 있다.
일본기업의 경우 실제 자본금규모보다 장부상 자본금이 현저히 적어 차입금의존도(90∼94년)는 39.6%로 비교적 높게 나타나지만 실제 자본금규모에 대한 차입금비중은 대만보다도 낮을 것이란 게 한은의 설명이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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