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동거” 평가절하속 더욱 강화 가능성 우려/대선전략연계 의미 간과못해/여야대결구도 힘겨루기 부담최근 신한국당의 한 중진의원은 흥미로운 화두를 당 지도부에 던졌다.
한마디로 김대중·김종필 두야당 총재가 주도하는 야권공조의 틀을 그대로 방치해도 좋으냐는 것이다. 이 의원은 향후 정치일정과 관련한 중·장기적 전망을 토대로 여권의 대야전략 정비의 필요성을 제기하며 이러한 얘기를 꺼냈다고 한다. 여기에는 야권공조구도가 공고해질수록 이는 결국 여권의 부담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깔려있다.
이에 대한 여권내부의 반응은 대체로 두가지다. 첫째는 이른바 「DJP 공조구도」가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이념적 정서적 공감대가 넓지 않은 두김씨의 연합은 불안정한 「동거」에 지나지 않으며 총선직후의 정치적 부담을 덜기 위한 한시적 생존전략일 뿐인만큼 과대평가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다. 두 김총재가 당장 15대국회 원구성을 볼모로 공조의 틀을 구축한 것은 총선결과에 따른 책임론과 양김퇴진론을 호도하기 위한 자구책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예컨대 야권공조는 내부단속용 차원의 방어적 필요에서 나온 고육책일 뿐 결코 파괴력을 동반한 대여공격무기가 될 수 없을 것이라고 보는 것이다.
이에 대해 한 고위 당직자는 『두 김총재는 대여투쟁을 내세워 검찰수사의 예봉을 피해가고 당내의 추가이탈자를 막는 한편 선거책임론의 정치적 부담을 극소화한 효과를 거두었다』고 분석했다.
둘째는 두 김총재의 공조강화움직임에 대한 경계적 시각이다.
무엇보다 「DJP 공조구도」를 대선전략과 연계시켜 생각해 볼때 그 의미를 결코 간과할 수 없다는 것이다. 두김씨 공조구도를 마냥 방치할 경우 향후정국은 여야 대결구도라는 제로섬의 단순도식을 고착화하면서 여권의 정국운영은 시종 힘겨루기의 상황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견해이다. 신한국당의 김철대변인이 고위당직자회의 결과를 발표하면서 매일같이 「양김씨의 대선전략」이란 표현을 빼놓지않고 두 김씨를 주공격대상으로 삼는 배경도 여기에 있다.
더욱이 여권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이 대북 쌀지원문제등 대북정책과 관련해 정책연합을 시도하는 움직임을 예사롭지 않게 보고있다. 지금까지 북한문제와 관련해 진보적 성향을 보여온 DJ와 보수적 성향을 보여온 JP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은 국민회의와 자민련의 향후 연합구도변화를 암시하는 하나의 중요한 단초가 될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나아가 야권공조구도를 바라보는 여권의 단기적 시각을 장기적 관점으로 교정하는 계기가 될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여권은 「DJP 공조구도」에 대한 정치적 이해득실을 면밀히 저울질 하면서 향후 정치일정과 연관된 밑그림을 그려갈 것으로 보인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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