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캠퍼스 토끼·꿩 어디로 갔나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캠퍼스 토끼·꿩 어디로 갔나

입력
1996.06.13 00:00
0 0

◎서울대 환경모임 「오토노」 방사불구/일부 몰지각한 사냥에 희생 안타까움토끼와 노루가 뛰노는 캠퍼스는 과연 환상일까.

서울대공대 전기공학부학생들과 공대 여직원회원들로 구성된 「환경을 생각하는 사람들의 모임 오토노」가 「캠퍼스의 자연공원화」를 꿈꾸며 교내 버들골에 방생해 온 토끼와 오리, 꿩등이 사라지고 있다.

「오토노」는 오리·토끼·노루의 줄임말. 속속 들어서는 건물과 급증하는 승용차등으로 하루가 다르게 삭막해져 가는 교정이 안타까웠던 이들은 독지가들의 후원까지 얻어 94년부터 토끼, 꿩, 오리 등을 사서 캠퍼스내에 풀어놓았다. 지금까지 이렇게 방생된 동물이 줄잡아 400여마리. 회원들은 주2∼3회 배춧잎 등 먹이도 갖다주는가 하면 교수회관 밑 야산에 80m가량의 울타리집을 만들어 생활적응을 돕는등 각별한 정성을 쏟았다.

하지만 동물들은 풀어놓은지 채 한달도 안돼 자취를 감추고 있다. 관악산 쪽으로 피신(?)하는 경우는 그나마 다행. 차에 치이거나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죽는 경우도 많아 회원들은 매년 10여마리씩 이렇게 죽어 발견된 동물들을 거두어 버들골 양지녘에 묻어주고 있다. 그러나 사라진 동물 대부분은 몰지각한 외부인들에게 잡혀 먹힌 것으로 회원들은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동물을 잡아가는 사람들을 보았다는 「신고」가 여러차례 접수됐고 구워먹은 흔적도 발견됐다는 것이다.

회원 이승욱씨(25·전기공학부 대학원2)는 『우리의 취지가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탓인지 교내를 사냥터쯤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는것 같다』며 『하지만 사람과 동물이 어울려 노는 캠퍼스가 단순한 꿈이 아니라는 것을 기필코 보여주겠다』고 밝혔다. 회원들은 올해 들어서도 지난달부터 매주 화요일마다 토끼 10∼20마리씩을 풀어주고 있고 꿩의 산란기가 끝나는 7월부터는 꿩도 대량 방사할 계획이다.<김정곤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