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불치병환자 29번째 자살도운 미 의사 케보키언(뉴스 메이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불치병환자 29번째 자살도운 미 의사 케보키언(뉴스 메이커)

입력
1996.06.13 00:00
0 0

◎“죽음은 운명 아닌 선택”/2년새 세차례 기소 불구 신념 안 꺾어「죽음의 의사」잭 케보키언박사(68)에게 죽음은 운명이 아니라 선택이다. 『고통에 몸부림치는 환자는 위엄있는 죽음을 선택할 권리가 있으며 의사는 환자의 고통을 덜어줘야 할 도덕적 의무가 있다』는 것이 90년이래 불치병환자들의 자살을 도와온 미국의 병리학전문의 케보키언의 확고한 신념이다.

케보키언은 12일 루스 노이만이라는 69세의 여성이 일산화탄소를 마시고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도와주었다. 29번째로 그의 신념을 실천에 옮긴 것이다. 당뇨와 자궁암에 중풍까지 겹친 노이만씨는 얼마전 뉴저지주의 한 요양원을 퇴원, 아들 딸과 함께 미시간주의 케보키언을 찾아 마지막 도움을 청했다. 케보키언의 변호사 조프리 피저씨는 『그의 육체는 더이상 기능하지 않는 상태였으며 그는 「이제 그만」이라고 절규했다』고 말했다. 피저씨는 노이만씨의 자살 현장에는 케보키언뿐 아니라 그와 뜻을 같이하는 수명의 의사들도 참여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은 지난달 14일 배심원들이 케보키언에 대한 검찰의 살인죄기소에 무죄평결을 내린지 한달도 안돼 일어난 것이다. 2년동안 세차례나 이뤄진 기소에서 배심원들은 『살인의 증거가 없고 의사의 신조를 실천한 점이 인정된다』며 거듭 케보키언편을 들었다. 끝까지 기소를 중단하지 않겠다는 검찰의 다짐도 케보키언의 신념을 꺾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재판이 진행중이던 지난달 6일에도 그는 복합장기경화증세에 시달리던 53세의 한 남성의 자살을 도왔다. 『내 생에 있어 이 일만큼 확신을 갖고 한 일은 없으며 고통받는 이의 자살을 돕는 일은 합법적 의료서비스』라는 것이 재판정에서 그가 한 말이다.<김준형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