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취약·기술낙후 열세 뚜렷/기계 가격경쟁력 전무·전자 뒷걸음/유화·자동차 해외마케팅 능력 부족/금융부담 일의 3∼4배… 고비용·저효율 개선 획기적 방안 필요재정경제원이 산업은행에 의뢰해 분석한 「국내산업의 현황과 경쟁력 분석」보고서의 결론은 우리 산업의 경쟁력이 선진국에 상당히 뒤져 있다는 것이다. 그동안 풍부한 노동력과 값싼 임금등으로 버티었던 경공업과 일부 중공업부분은 중국 동남아국가등 후발개도국에 추월당했고 자동차 전자전기 조선등도 가격이 선진국에 비해 약간 낮을뿐 비가격면에서는 큰 격차가 생기고 있다. 선진국과 개도국사이의 「샌드위치」상태가 확인된 셈이다.
이 보고서는 최근 경상수지 적자규모가 당초 예상을 크게 뛰어 넘어 우려의 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수출확대를 위해 우리 경제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것인가를 시사해 주고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고 관계자들은 평가하고 있다. 우리 경제의 현 실상을 비교적 객관적으로 분석해 무한경쟁시대에서 우리가 살아 남기 위해서는 그만큼 우리 경제가 가야 할 길이 멀고도 험하다는 사실을 말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보고서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가격 경쟁력◁ 수출이 수입에 비해 어느 정도 잘 되고 있는가를 나타내는 무역특화지수[(수출―수입)/(수출+수입)]를 기준으로 할 때 국내산업은 95년 현재 자동차 조선 신발 섬유 전자 등이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있는 반면 기계 항공기 목재 정밀화학 유리 비철금속 광업 농업등은 가격경쟁력이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제지 피혁 가공식품 석유화학 철강 정유 수산업등은 중간정도 수준이었다. 그러나 전자의 경우도 메모리반도체등 일부 제품을 제외한 대부분이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92∼95년 추이를 보면 자동차 제지 석유화학은 가격경쟁력이 개선됐으나 조선 가공식품 신발 섬유 유리 철강 농업 수산업등은 하락했다.
▷비가격 경쟁력◁ 국산제품은 정유 피혁 철강 비철금속 기계 조선등의 업종에서 기술수준 낙후, 생산시설 노후화등으로 품질과 성능이 선진국제품에 비해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유화학 정밀화학 신발 섬유 자동차등은 해외마케팅 능력부족이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구체적으로는 ▲정유는 중질유 분해기술과 탈황기술, 정제기술이 떨어지고 ▲피혁은 피혁원단 품질수준이 선진국의 80% 수준에 불과하며 ▲철강은 선진국에 비해 특수강 품질수준이 낮고 자동차용 고장력강의 강도가 67% 수준이다. 또 ▲비철금속은 고강도 고순도제품의 품질이 낙후돼 있고 ▲일반기계는 제어 자동화 설계등 핵심기술이 떨어지고 생산시설 노후화로 품질이 낙후돼 있으며 ▲정밀기계분야는 전자의료기기품질이 선진국의 83% 수준, 중고가 시계제품은 기술 디자인 품질이 낙후돼있다. ▲조선분야는 품질과 납기, 금융조건등이 일본에 뒤지며 ▲신발 의복류는 신제품개발 및 디자인능력이 부족하고 주문자상표부착(OEM)위주 수출확대전략으로 자체 브랜드 육성을 통한 시장구축에 실패했으며 ▲석유화학은 해외영업력 및 현지기술서비스경쟁면에서 취약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국산화 미흡◁ 전기전자 자동차 조선등 수출주력산업은 국산화가 진전되어 중간재 수입의존도가 낮아지고 있지만 일반기계는 중간재 수입의존도가 높아 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석유화학 철강등 소재산업과 목재 제지등도 중간재 수입의존도가 높다.
특히 생산기반설비를 생산하는 일반기계의 자급률이 약 50%수준에 불과하고 기술수준도 낮아 전체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자본재산업의 경쟁력이 매우 취약한 상태다.
▷금융부담 및 저생산성◁ 한국의 금융비용은 전업종에서 일본의 1∼4%보다 높은 4∼11%로 생산원가부담이 그만큼 커 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있다. 1인당 부가가치생산액 및 자본집약도도 일본의 25∼33% 수준이다.
▷경쟁력 재고대책◁ 우리 경제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현재의 고비용·저효율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 값싼 원료를 가지고 생산성높은 제품을 만들면 다른 나라 제품보다 잘 팔릴 수 있다. 이를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대응책이 우선 필요하다.
▲산업지원제도의 정비: 수출증대 기술개발 중소기업육성 등과 같은 특정산업부문 육성을 위한 여러 금융·세제 지원책과 각종 보조금 지원을 세계무역기구(WTO) 금지보조금조항에 저촉되지 않도록 조정한다.
▲구조조정을 위한 환경조성: 진입규제 등 경쟁제한적 규제를 완화 또는 철폐하고 기술집약형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 대기업·중소기업간 협력체제 구축과 기술인력 공급 확충 등을 통해 취약한 자본재산업을 육성한다.
▲체계적인 기술발전정책 추진: 산학연 협력체제를 구축하고 연구개발거점의 해외진출 및 주요 선진국과의 공동연구 추진 등 전략적 연구협력체제를 강화한다.
▲사회간접자본(SOC)의 지속적 확충: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인 교통 물류시설 공장용지 정보인프라 등 각 부문별 SOC의 확충 노력을 강화한다. 새로운 시설운영방식의 개발과 물류체계의 합리화등으로 SOC의 운영의 효율성을 높인다.<이상호 기자>이상호>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