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예 전시 안하거나 구석 방치 비교 기회 박탈 「옵션제」 무색건설업체들이 아파트 모델하우스에 값비싼 선택사양 마감재만 전시하고 기본사양은 아예 전시하지 않거나 구석에 방치해 소비자들이 비교하고 선택할 수 있는 권리를 빼앗고 있다.
또 홍보용 책자에는 선택사양 마감재 사진만 싣고 비교표에 「일반재」「고급재」라고만 표기해 실제 품질 차이를 확인할 수 없게 하고 있다. 이는 소비자들이 기본·선택사양의 차이점을 모른 채 사실상 선택사양만을 택하도록 강요당하는 셈이어서 다양한 마감재 선택기회를 준다는 아파트 옵션제의 당초 취지를 무색케 하고 있다.
서울 노원구 상계동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는 기본사양 마감재는 전시하지 않고 30평형 기준으로 5백만원 이상 비싼 옵션모델만 전시중이다. 직원 이모씨(33)는 11일 모델하우스를 찾아온 한 소비자가 기본사양 모델을 찾자『기본사양은 싸구려여서 어차피 입주 후에 다 바꿔야 한다』며 말문을 막았다.
서초구 서초동의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에는 기본사양 마감재가 구석에 쌓여 있어 먼지만 수북이 쌓여 있다. 그나마 전시된 변기 싱크대 등 일부 기본사양 품목은 색상 디자인 등이 초라해 선택사양으로 치장된 것들과 대조를 이루고 있다. 기본사양은 아예 모델하우스 밖 공터에 쌓아 둔 곳도 있다
업체들이 배포하고 있는 홍보 팸플릿에는 선택사양만 소개돼 있고 마감재 비교표도 전문용어나 모델명만 언급해 기본과 선택사양 제품의 차이점을 알 수 없다. 최근 한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찾았던 정상현씨(36·회사원)는 『담당 직원에게 자료에 적힌 제품의 차이를 물었지만 「모른다」는 대답만 들었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마감재를 입주자가 원하는 대로 설치하고 분양가에서 공제받는 「마이너스 옵션제」를 채택한 업체는 거의 없다. 지난해 8월 건설교통부가 마이너스 옵션제를 권고하자 『소비자를 위한 진보적 정책』이라며 겉으로 환영하던 건설업체의 두 얼굴이다.<유병율 기자>유병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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