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키모,인디언과 동일 범주 반대/이민자늘어 소수민족도 “제목소리”/흑인·히스패닉용어 존속 논란까지미연방정부가 인종과 민족을 분류하는 문제를 놓고 고민에 빠져 있다. 77년 이래 사용해온 인종통계방식이 복잡해지고 있는 인종을 구분하는데 더이상 적합하지 않고 새로운 방식을 고안하자니 저항이 만만치 않다.
연방정부는 일단 내년초까지 새로운 인종통계기준을 확정, 2000년에 실시할 인구조사부터 이 기준을 적용한다는 원칙을 세워놓고 여론조사 작업을 벌이고 있다.
77년 이래 미노동통계국이나 이민국에서 사용해온 인종구분은 크게 5가지. ▲아메리카 인디언과 알래스카 에스키모족 ▲아시아인종과 태평양 도서족 ▲흑인 ▲히스패닉 ▲백인등이다. 이 기준으로 하면 아랍족은 백인의 부류에 포함되지만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고 있어 인종기준에 문제가 있음이 드러난다.
연방정부가 일단 인종기준을 변경하기로 했지만 이 방침이 오히려 미묘한 인종문제를 또다시 건드리는 격이 됐다.
우선 인종기준을 두어야 하느냐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국민을 분열시키고 차별화하는 인종기준을 정부차원에서 굳이 둘 필요가 있는가라며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이에 비해 현실론자들은 인종과 민족이 다른 것은 엄연한 현실이고 정부가 이 기준을 설정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또 다른 논란은 인종기준을 지금처럼 큰 범주로 분류할 것인가 하는 점이다. 혼혈계통의 미국인들은 지금처럼 큰 범주를 그대로 적용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민자가 늘어나면서 남아프리카 베르데안족, 크레올레스족 등 새로 미국국민을 형성하고 있는 소수민족들은 인종기준을 세밀하게 분류할 것을 내세우고 있다. 알래스카의 에스키모족은 자신들을 인디언과 동일한 범주에 넣는 것을 싫어한다. 기존의 인종구분에 자신들을 포함시키고 싶지 않은 소수민족의 희망을 수용하면서 새로운 기준을 만들어야 하는 고충이 있다.
또 흑인(Black)이니, 히스패닉이니 하는 용어를 그대로 쓸 것인가 하는 점도 차제에 논란의 대상이다. 여론조사결과 히스패닉들은 기존의 「히스패닉」이란 용어를 대체로 수용하는 반면, 흑인들은 「Black」과 「African American」이라는 용어를 쓰자는 여론이 반반이다. 「Black」이라는 용어를 싫어하는 측은 피부색깔로 인종을 구분하는데 불쾌감을 느끼는 부류다.
연방통계국은 3월 9만가구를 대상으로 인종구분을 위한 설문조사를 벌였다. 통계국은 6월 또다른 조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들 조사의 결과는 이르면 올연말, 늦어도 내년초에는 나오고 곧이어 새로운 기준이 만들어질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인종기준은 출신지를 기본으로 하고 있다. 새로운 기준이 나오더라도 이 원칙에는 큰 변함이 없을 것으로 보여 브라질에 이민온 독일인 후손이 미국에 다시 이민올 경우, 히스패닉으로 분류될 것인가 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을 전망이다.<뉴욕=김인영 특파원>뉴욕=김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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