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배중 급히 연락하다 도청 당해지난달 20일 하오 9시 45분께, 이탈리아 마피아의 최고 거물 대부 지오반니 브루스카(39)가 은신해있던 시칠리섬 아그리겐토의 한 별장을 복면을 한 200여명의 특수경찰들이 순식간에 덮쳤다.
「우 베루」(돼지)라고 불리는 브루스카를 체포하기 위해 4일간 잠복끝에 기회만을 노려오던 경찰들은 브루스카가 동생 빈센초(27), 여자친구 로자리아, 아들 다비드(5) 등과 함께 TV를 보며 식사를 즐기는 「망중한」을 노린 것이다. 경찰이 들이닥치자 브루스카는 깜작 놀라 아무런 저항도 하지 못한채 순순히 잡힐 수밖에 없었다.
경찰은 현장에서 브루스카가 도피자금으로 마련해 둔 현금 3만달러를 압수했다. 브루스카는 93년 시칠리 마피아의 전설적 대부인 살바토레 리이나가 체포된 이후 이탈리아 최대 마피아 조직인 코사 노스트라파의 두목으로 부상한 인물. 그는 92년 5월 마피아의 수사를 총지휘하던 팔코네판사를 폭사시키는 등 잔인무도한 범행으로 궐석재판에서 이미 무기징역형을 받아 이탈리아 경찰의 공적 1호로 수배중이었다.
때문에 구레나룻을 기르고 머리를 삭발하는 등 변장을 한채 은신처를 수십차례 옮기면서 경찰의 추적을 피해왔다. 부하들에게 연락할 때도 메신저를 통하는 용의주도한 면모를 보여 왔다.
그는 그러나 휴대폰을 통해 부하들에게 급한 연락을 하는 실수를 저질렀다. 집요한 추적을 하던 경찰에 이 통화가 도청당한 것이다. 경찰은 발신지역을 찾아내 그의 은신처 바로 옆집에서 대화하는 내용을 확인, 결국 쇠고랑을 채우는 데 성공했다.
그의 체포 소식에 이탈리아 국민들은 물론 로마노 프로디내각도 환호하는 분위기다. 물론 일부에서는 마피아들이 잔혹한 보복행위를 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지만 이번 기회에 마피아를 완전소탕하는 계기가 되야 한다고 이탈리아 언론들은 강조하고 있다.<이장훈 기자>이장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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