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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통신사업자 선정­재계 판도가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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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규 통신사업자 선정­재계 판도가 변한다

입력
1996.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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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한솔·아남 등 새강자 급부상/“무한성장 정보통신시장” 바탕 눈부신 도약/탈락 삼성·현대 등 그룹전략 전면수정 불가피「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불리는 신규 통신서비스사업자가 선정됨에 따라 앞으로 2∼3년내에 재계판도에 엄청난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20세기 마지막 성장산업으로 일컬어지는 통신사업권을 따낸 LG 한솔 아남그룹등은 눈부신 도약의 기회를 맞았고 삼성 현대등 낙방그룹은 통신사업을 중심축으로 한 그룹장기전략 밑그림을 전면 수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이번 서비스 사업권획득은 국내 통신사업에 대한 기득권을 의미하는 동시에 향후 무한성장가도를 달릴 세계 정보통신시장의 강자대열에 낄 수 있는 기회를 얻었음을 뜻한다. 코드분할다중접속(CDMA)방식 개인휴대통신(PCS)등 신규통신은 해외에서도 태동단계에 불과한 신기술분야이기 때문이다.

특히 통신장비를 생산하는 일부 서비스사업자는 장비수요까지 자체적으로 흡수, 서비스와 장비 등 「2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이점을 지니게 된다. 7개분야 신규통신사업에 따른 장비수요는 올해부터 2000년까지 총5조400여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PCS사업권을 둘러싼 「별들의 전쟁」에서 승리한 LG그룹은 2005년까지 삼성 현대를 제치고 재계 최강자가 되겠다는 꿈에 성큼 다가섰다. LG의 PCS사업권 획득은 구본무 회장 체제의 공격경영이 보여준 최대의 결실이자 멀티미디어와 정보통신을 중심으로 한 21세기 그룹청사진을 구체화해주는 계기로 받아들여 지고 있다. LG그룹은 PCS가 98년에 100만명, 2000년 700만명, 2005년에 1,000만명의 가입자를 확보, 「1인1휴대통신」시대를 열며 그룹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근 1∼2년간 한화통신 옥소리 광림전자 등을 잇따라 인수하며 급속도로 「몸집불리기」를 해온 한솔그룹은 이번에 다시한번 신규사업에 대한 돌파력과 뚝심을 과시함으로써 재계의 「무서운 강자」로 급부상했다. 간판업종인 제지분야에서 성장의 한계를 느끼고 일찌감치 통신사업에 뜻을 품어온 한솔은 PCS사업으로 2001년 10조원 매출목표를 초과 달성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견그룹군에서도 통신사업 진출유무가 향후 성장률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파수공용통신(TRS) 전국사업권을 따낸 아남그룹은 그동안 안정위주의 보수적 경영에 일대전기를 맞게 됐다. 국내 가입자수가 2004년 1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TRS사업권 획득으로 아남은 반도체―통신―멀티미디어라는 막강한 사업구조를 지니게 됐다. 무선데이터통신사업권을 획득한 고려아연 인텍크산업 한국컴퓨터등 중견기업들도 고성장가도를 달리며 일약 재계의 「신데렐라」로 부상하게 됐다. 이밖에도 일진 한라 고합 롯데 해태 동아 대륭정밀 아세아시멘트등 8개사도 2000년 2조원이 넘을 국제전화사업권 획득으로 급성장의 호기를 맞았다.

한편 탈락 업체들은 통신산업 재도전을 위한 기회를 모색하는데 전력투구할 전망이다. 이대로 포기하는 것은 현상유지가 아닌 도태와 쇠락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특히 PCS분야에 출사표를 냈던 삼성 현대등은 장비공급권 확보라는 차선책에 전력 투구하는 한편 해외 통신서비스 사업 진출을 통한 기술력 축적에 주력할 계획이다. 이들 낙방기업은 또 전문기술인력의 이탈을 막기 위해 집안단속에 부심하는 한편 어떤 방식으로든 통신서비스 사업에 진입하고자 안간힘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남대희 기자>

◎선정업체 표정/임직원들 환호 축제분위기/승인 자체분석속 “철저준비” 사업계획 발표도

○…개인휴대통신(PCS) 장비업체분야에서 LG텔레콤이 사업자로 선정되자 서울 여의도 LG그룹본사는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선정결과 발표를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던 임직원들은 선정소식이 전해지자 일제히 환성을 올리며 『LG가 도약의 전기를 마련했다』며 기대에 부풀었다.

(주)LG텔레콤 정장호 사장은 기자회견을 갖고 『그동안 수고해준 LG정보통신 연구원과 노조원들에게 모든 공을 돌린다』고 소감을 말하고 『탈락한 삼성―현대의 에버넷과도 장비부문에서 긴밀히 협조해 98년 상용화가 반드시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LG텔레콤측은 이번 사업자선정에서 보수적이고 현실적으로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것이 사업자선정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자체 분석했다.

LG그룹은 이날 하오6시부터는 사옥 지하1층 식당 트윈팰리스에서 사원들을 대상으로 한 생맥주파티를 열어 기쁨을 나누었다.

구본무그룹회장과 정장호사장등 그룹사장단이 대거 참석한 이 행사에서 회사는 생맥주를 두시간동안 무료로 제공했다.

○…PCS 비장비제조부문 사업자로 선정된 한솔그룹은 10일 하오2시10분께 세차례에 걸친 긴급 사내방송을 통해 선정사실을 발표하는등 우여곡절끝에 따낸 사업권 확보를 거사적으로 축하했다.

이날 상오 사업자선정발표가 앞당겨진다는 정보를 입수한 한솔그룹은 구형우 한솔제지사장 정용문 그룹정보통신단장 소진화 한솔텔레컴사장등 PCS사업 수뇌진이 15층 대회의실에 모여 도시락으로 점심을 대신하면서 비상체제에 들어갔다. 정용문단장은 『정통부에 제출한 사업계획대로 98년부터 서비스를 시작하는데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며 준비한 사업계획을 발표했다.

○…동부 기아 한진등 결코 만만치 않은 상대들을 제치고 TRS(주파수공용통신) 전국권사업자로 선정된 아남텔레콤 관계자들은 선정사실을 전해듣고 일제히 환호하며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아남텔레콤 김주채 사장은 『동부 한진 기아등 3개사와 경합했으나 92년부터 이 사업을 치밀하게 준비해온데다 세계적인 기술력을 가진 이스라엘 라파엘사, 미국 지오텔사등과 제휴한 것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같다』고 승인을 분석했다.

○…탈락업체중 삼성과 현대의 연합컨소시엄인 에버넷측은 『탈락해서 아쉽지만 정부결정에 전적으로 승복한다』며 『컨소시엄은 당분간 해체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중소기업PCS컨소시엄은 『대통령이 그동안 중소기업을 육성하겠다고 누누이 강조해왔는데 정통부는 이에 상반되는 결정을 했다』며 이번 결과에 승복할 수 없다고 공개적으로 반발했다.<황유석·서사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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