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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전총장 발트하임 자서전 출간/나치군 복무사실 첫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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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전총장 발트하임 자서전 출간/나치군 복무사실 첫 시인

입력
1996.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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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임무수행 불가피 했다” 변명 일관유엔 사무총장을 10년간 역임하고 대통령까지 지냈으나 나치 부역 시비로 91년 불명예스럽게 정계은퇴한 쿠르트 발트하임 전오스트리아 대통령(77)이 11일 자서전 「답변」(Die Antwort)을 펴낸다.

8일 공개된 자서전 발췌본에서 발트하임은 『나는 나치에 반대하고 있었으나 주어진 임무를 수행할 수 밖에 없었다』며 나치독일군에 복무한 사실을 처음으로 시인했다. 그러나 그는 『나의 잘못은 표면적 사실만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 내가 나의 과거에 대해 고의로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인상을 준 것』이라며 『이같은 실수에 대해 몇번이나 후회했다』고 고백했다. 그리고 그는 300쪽 분량의 이 자서전에서 『미국 정부와 세계유대인회의(WJC)가 나를 헐뜯은 것은 지나친 것이었다』고 항변했다.

72∼82년 유엔 사무총장으로 활약하며 「외교관중의 외교관」으로 명성을 날린 발트하임은 86년 대통령에 선출됐지만 2차대전 당시 나치 장교로서 유대인 학살등에 관여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곤경에 빠졌다. 87년에 작성된 미국무부 보고서는 『발트하임 중위가 42∼45년 민간인들을 강제수용소나 처형장으로 보내는 일에 관여하는 등의 부역행위를 했다』고 밝혔던 것. 미국 정부는 이 보고서를 근거로 오스트리아 대통령인 그를 입국감시자 명단에 올림으로써 치명적인 일격을 가했다. 그는 결국 국제사회로부터의 고립과 국내의 압력에 못이겨 91년 대선 재출마를 포기해야 했다.<윤순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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