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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월드컵」 승화를/송혜진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천자춘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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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월드컵」 승화를/송혜진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천자춘추)

입력
1996.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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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회에 나갔더니 그 자리에서도 2002년 한·일 월드컵공동개최가 화제였다. 『이번 월드컵 유치에는 가수 김 아무개가 단연 일등공신이라죠. 그이가 FIFA(국제축구연맹)회장단 앞에서 호랑나비를 부르며 열심히 춤을 추었더니 회장단에서 일제히 「유치해」했다는 거예요』 그 가수의 활약을 재치있는 우스갯 소리로 만들어낸 얘기를 들으며 21세기 우리문화의 기반을 다지게 될 2002년 「문화월드컵」을 생각한다. 고품격 문화전통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준비를 위해서다.그새 몇 일간지와 언론에서 발빠르게도 문화월드컵 특집기사를 내서 사람들의 관심을 촉발시키기는 했지만, 표피적인 접근에 그친 감이 있다. 80년대에 치른 두 개의 큰 국제체육행사가 세계인들에게 우리문화를 알리는데 성공하고 내부적으로도 전통문화의 가치를 새롭게 인식시키는 계기가 됐으므로 2002년 문화월드컵이 우리 문화 세계화에 크게 기여하리라는 기대는 어렵지 않다.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보여 줄 것인가에 대한 치밀한 준비일 것이다.

지난번 88년 서울올림픽을 통해 한국문화에 입문한 세계인들에게 좀 더 깊은 한국문화의 지식과 정신을 전해주기 위해서는 일회적인, 과시적인 행사계획은 곤란하다. 그리고 세계로 통한 정보망에서는 한국문화를 알고자 하는 요구가 2002년 이전부터 쇄도할 것이기 때문에 문화월드컵이 앞으로 6년 남았다는 느긋한 계산은 곤란하다.

결국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는 「문화저력」을 얼마나 축적하는가에 따라 문화월드컵의 성패가 달려 있다고 본다. 문화저력을 쌓아가는 일이 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전문인들만의 몫은 아니다. 일반시민들이 적극적으로 문화활동에 참여함으로써 문화마인드를 함께 나누어 가지는 일이 무엇보다 튼튼한 기초가 될 것이다. 축구를 노래만큼 좋아하는 가수가 2002년 월드컵유치에 크게 공헌했듯이 문화활동을 진정으로 즐기는 이들이 문화월드컵 성공의 주역이 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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