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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리샴 신작소설 “불티”/법정스릴러물 「달아난 배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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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 그리샴 신작소설 “불티”/법정스릴러물 「달아난 배심원」

입력
1996.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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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암사망 흡연자가족 담배사 상대 피해소송/재판 둘러싼 배심원 매수전략등 “흥미진진”존 그리샴의 새 법정스릴러 「달아난 배심원(The Runaway Jury)」(더블데이간)이 출간과 함께 엄청난 속도로 팔리고 있다. 불과 한 주만에 이 소설은 뉴욕타임스, USA투데이등 미국의 여러 신문·잡지 베스트셀러 집계에서 1위로 치솟아 올랐다. 첫 작품 「죽음의 시간(A Time To Kill)」부터 지난해 낸 「레인메이커(The Rainmaker)」까지 그가 쓴 6권의 소설이 그랬듯이 그리샴은 미국 출판계의 흥행사임을 이번에도 어김없이 증명했다.

「달아난…」은 흡연자가 폐암으로 사망한 경우 담배제조회사가 어떻게 책임져야 하는가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법률회사(The Firm)」에서 마피아의 돈세탁을 전문으로 하는 부도덕한 변호사들의 행태를, 「펠리컨 브리프(Pelican Brief)」에서 환경문제를, 「가스실(The Chamber)」에서 사형집행제도를 다룬 것처럼 민감한 사회문제를 소설의 영역으로 끌어들이는 그의 장기가 이 작품에서도 십분 발휘됐다. 특히 최근 미시시피주정부가 필립 모리스사를 상대로 담배로 인한 피해소송을 제기, 1심에서 승소하고 15개 주가 비슷한 소송을 낼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이번 소설이 더 큰 관심을 끌게 됐다.

미시시피주의 비록시라는 마을에 사는 셀레스트 우드는 제조물의 책임에 대한 소송을 전문으로 처리하는 법률회사를 찾아간다. 거의 30년 동안 하루 3갑씩 담배를 피우던 골초남편 제이콥 우드가 51세에 폐암으로 사망하자 그는 남편이 즐겨 피웠던 담배를 제조하는 피넥스사를 상대로 소송을 낸다. 이때부터 무대는 법정으로 옮겨가 담배의 피해를 합법적으로 보상받으려는 변호사들과 담배회사간에 치열한 공방이 벌어진다. 배심원중 성향이 드러나지 않는 니콜라스 이스터를 둘러싼 교묘한 매수전략, 담배회사들이 수백만 달러의 기금을 모아 해결사로 내세운 랜킨 피치에게 접근, 배심원들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겠다며 돈을 요구하는 마리라는 여자가 소설을 흥미진진하게 한다. 환경학자, 생물학자, 의사, 담배회사직원등이 증인으로 나와 담배가 인체에 끼치는 해독, 합법적이지만 해로운 생산물을 만든 기업의 책임등을 두고 쏟아내는 온갖 연구결과와 의견충돌도 볼 만하다.

그리샴은 수년 전 미시시피주의 한 시골마을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재판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그 재판이 담배회사의 승리로 끝난 것처럼 소설도 결국은 현실의 길을 따라간다. 하지만 소설에서 그리샴은 『담배회사에 대해 유죄평결이 나고 과거에 담배를 피워 피해를 당한 모든 사람이 소송관련자로 확정될 경우 담배회사는 파산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그는 이전 소설에서 그랬듯이 합리적이고 선의를 가진 소수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김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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