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언론인 책펴내 화제/이질적 성장배경·성격불구 해군장교 경험 등 공통점 모차르트살리에리 비유도미국의 두 전직대통령 존 F. 케네디(1917∼1963년)와 리처드 M. 닉슨(1913∼1994년)간의 정치적 라이벌관계를 다룬 「케네디와 닉슨:전후 미국의 두 라이벌」(원제 Kennedy and Nixon:The Rivalry that Shaped Postwar America·사이몬 & 슈스터사)이 미국에서 출간됐다. 저자는 샌프란시스코 이그재미너지의 워싱턴 지국장인 크리스토퍼 매튜스씨.
두 사람은 미국정치에서 특별한 커플이었다. 케네디가 매력적인 귀족출신에 유쾌하고, 자신감 넘치고, 국민들로부터 사랑을 받았던 반면 닉슨은 영원한 아웃사이더였으며 자의식이 강한데다 국민들로부터 많은 비난을 받았다. 또 케네디가 순교한 왕으로 비유되고 있는 반면 닉슨은 교활한 정치가에 치욕스럽게 대통령직을 사임한 암흑의 왕자로 기억되고 있다.
이렇게 대조적인 두 사람은 훗날 대권을 놓고 싸우는 정적이 됐지만 초기에는 친구로서 함께 의회활동을 시작했다. 매튜스에 따르면 그들은 서로 「책이 한 쪽으로 쓰러지지 않게 하는 책버팀역할」을 하는 관계였다. 두 사람은 공통점도 많다. 해군장교출신에다 47년에 초선으로 하원에 들어갔으며 더욱이 조셉 매카시를 동정하는 열렬한 반공산주의자에 실용주의자였다. 닉슨은 출발점부터 카리스마적 이미지를 가진 케네디에 대해 두려움과 경외심에 사로잡혀 있었다. 두 사람의 불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다. 취임식장에서 닉슨은 스포츠맨십을 발휘, 케네디를 축하하기 위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으나 새 대통령은 그를 「사회적으로 폐기처분된, 교묘한 술수를 부리는 불청객」 정도로 취급해 버린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케네디를 신화화하기 위한 「닉슨 죽이기」가 곳곳에서 드러난다. 예를 들면 신에 버금가는 재능을 지닌 모차르트에 비유되는 「아마데우스」이미지로 케네디를 미화하려고 애쓰는 반면 닉슨은 시기심이 강한 살리에리에 비교하는것. 책말미에서 「닉슨이 대통령에 당선된 순간부터 주요 세력들은 케네디의 굴레를 벗고 그의 앞에 머리를 조아리기 시작했다」고 적은 것처럼 이해타산에 따라 움직이는 정치인들의 이중적인 가치관도 잘 보여주고 있다.<여동은 기자>여동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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