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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중원정복” LG전자 장사공장 불타는 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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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 중원정복” LG전자 장사공장 불타는 야심

입력
1996.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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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준공… 컬러브라운관 연100만개 생산 “대륙공략”/92년 일 히타치 따돌리고 합작공장 성사/도로주변은 LG입간판·광고탑이 “점령”상해(상하이)에서 비행기로 2시간남짓 장강(양자강 양쯔강)을 거슬러 가다보면 중국내륙산업의 핵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장사(창사)에 닿는다. 100억달러를 투자, 21세기 세계최대시장으로 꼽히는 중국대륙을 석권하겠다는 LG그룹이 중국전략의 한 축으로 선택한 곳이다. 서울에서 상해까지의 거리만큼 대륙 안쪽으로 들어온 것을 보면 LG의 중국전략이 이제 연안중심의 초기단계에서 벗어나 중원정복을 향한 본격 승부에 돌입했음을 실감할 수 있다.

장사의 황화국제공항에서 40여분 도심으로 들어가는 동안 이 지역에서 LG의 위상이 만만치 않음을 엿볼 수 있다. 가없이 펼쳐진 평야를 가로지르는 도로주변은 이미 입간판과 광고탑으로, 웃고 있는 LG의 로고가 점령한 상태였기 때문이다.

시내 한복판인 인민로에 LG전자가 1억7,000만달러를 들여 지은 장사 컬러브라운관 공장이 들어서 있다. 온통 주택과 건물이 빼곡히 들어선 도심 한가운데 1만2,200평을 차지한 공장은 그 입지만큼이나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현지법인장인 평태홍이사가 설명했다. 중국 입장에서는 억대가 넘는 대규모투자유치로 내륙개발의 기틀을 만들었고 LG로서는 중국내수시장뿐 아니라 브라운관분야 세계최고의 야심이 숨어 있다는 얘기였다. LG는 연안진출이 모범답안이던 시절인 92년부터 장사공장을 추진, 당시 장사를 내륙진출의 발판으로 삼으려던 일본의 히타치를 따돌리고 합작공장설립을 성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건평 1만평이 넘는 3층건물을 들어서면 장사를 선택한 LG의 결정이 틀리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국내 구미공장과 동일한 최신설비와 시험가동 2개월만에 기술을 습득해낸 현지직원들의 만만치 않은 솜씨가 어우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곳 장사가 바로 중국공산당의 지도자 모택동(마오쩌둥)에서부터 유소기(류사오치)전국가주석 주용기(주룽지)부총리등 중국현대사를 주름잡는 인재들의 본향임을 환기시켜 주는 대목이다.

지난달 28일 구본무그룹회장과 호남성의 당서기등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준공식을 갖고 본격가동에 들어간 공장에는 무인자동로봇등 라인별 자동화시스템, 완벽한 성능을 위한 기능테스트실, 직원들의 교육을 위한 시설등 곳곳에서 LG와 장사의 꿈이 꿈틀대고 있었다.

구자홍LG전자사장은 장사를 중심으로 펼쳐질 중국전략의 가닥을 풀어놓았다. 『당장은 연간 100만개의 컬러브라운관과 120만개의 전자총을 생산, 중국내수시장에 공급할 계획입니다. 장기적으로 연산 600만개 수준까지 확대하는 한편 2000년까지 6억달러를 투입해 모니터용브라운관 모니터 와이드브라운관 편향코일등을 생산하는 영상제품복합단지로 육성할 생각입니다』 구사장의 복안은 에어컨 전자레인지등 전자제품기지인 천진(톈진)과 함께 양대축으로 중국을 공략하겠다는 것이다. 향후 도심에 있는 현지공장을 시외곽에 세워질 대규모 전자종합공단으로 이전하면서 투자규모와 분야는 점차 확대될 전망이다. 장강을 베개로 비옥한 토지에서 인재들을 키우며 은둔해온 중국내륙도시 장사는 LG의 비전2005를 만나면서 깨어나고 있었다.<장사=이재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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