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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제도/한국일보 참여로 본 실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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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C제도/한국일보 참여로 본 실태·전망

입력
1996.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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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발행부수 거품 없앤다/신문시장 개방 등 대비 질경쟁으로 전환 촉진/89년 발족 /협회 공정성논란 해소따라 참여공정하고 중립적인 신문·잡지부수공사제도(ABC)의 시행은 신문사간 무한 부수경쟁을 질적 경쟁으로 전환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한국일보의 참여로 본격 가동될 ABC는 신문사들의 발행·발송·판매부수를 인증, 공표함으로써 무가지 배포, 부수 부풀려 발표하기, 여론조사기관을 동원한 사세과장 등 불공정 관행과 부수를 둘러싼 거품을 크게 제거할 것으로 예상된다.

광고주 뿐 아니라 신문사들도 오래전부터 ABC제도의 필요성을 제기해 왔다. 부수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통해 합리적 광고질서를 유지함으로써 부당한 광고주의 압력을 차단할 수 있고 경영합리화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당위론아래 89년 5월 신문발행사, 광고주, 광고대행사 등 3개 부문 78개회사가 참여한 가운데 「한국ABC협회」가 구성됐다. 그러나 회원사간의 입장차이와 ABC협회의 공정성 논란 등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실사가 거듭 미루어져 왔고 활동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다. 민간자율기구여야 할 ABC협회가 정부의 공익자금을 지원받음으로써 정부의 통제아래 놓일 가능성이 높고 객관성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한 각 지국의 유가부수를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한 현재의 판매관행에도 불구하고 독자가 정액의 구독료를 내는 부수인 「지국유가부수」를 기준으로 집착함으로써 공사에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는 점도 문제가 됐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ABC제도가 무의미하다는 판단아래 참여를 주저해온 한국일보는 95년 2월총회에서 유가부수 기준이 현실성있는 「본사유가부수」로 개정됐고 중립적 자세를 보여온 조용중회장이 새 회장으로 선출됨에 따라 참여를 적극 검토하게 됐다. 공익자금 논란도 한국광고주협회가 80억원을 운영기금으로 내놓음으로써 일단 해소됐다. ABC의 정착이 뉴미디어의 도입으로 갈수록 가열돼 가고 있는 광고수주 경쟁에서 매체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는 점도 참여를 결정한 한 요인이 됐다.

ABC의 정착은 특히 세계무역기구(WTO)체제 출범과 우리나라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에 따른 신문·잡지 개방압력에 대처해야 하는 시점에 한국신문의 유통구조 개선과 강화에 기여 할 것으로 기대된다.<김동선 기자>

◎외국운영 실태/선진국선 오래전에 “정착”/미국에서 1914년 세계 첫 도입/불 엄정성 유명… 일 초기 부작용도

▷미국◁

미국은 1914년 세계 최초로 ABC제도를 도입했다. 당시 미국의 신문·잡지사들은 발행부수를 부풀려 광고를 확보하려는 무리한 경쟁을 거듭해 비리와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광고비 지출의 효용성 산출과 관련한 광고업계의 요구와 경쟁지의 진짜 부수를 확인하려는 신문업계 자체의 움직임으로 ABC제도가 일찌감치 정착됐다.

미국 ABC는 담당직원이 현장실사 자료를 중앙컴퓨터로 보내면 정밀한 프로젝션 프로그램에 의해 0.5% 이내의 오차로 이를 종합 분석한다.

▷유럽◁

유럽 주요국은 거의 예외없이 엄격한 ABC제도를 확립해 놓고 있다. 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스위스, 벨기에, 덴마크, 스웨덴, 노르웨이, 핀란드 등이 모두 독자적인 부수공개제도를 운용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프랑스 ABC는 엄정성으로 유명하다. 1922년 광고주와 광고대행사가 중심이 돼 신문사를 끌어 들여 창설한 프랑스「발행부수 공증협회」에는 무료 특수지까지 가입해 있다.

▷일본◁

일본은 ABC제도 정착에 큰 진통을 겪었다. 52년 ABC가 공식화한 직후 각 신문사들이 과장된 부수를 보고해 물의가 일었다.

그러나 ABC 출범 자체가 민간 라디오·TV 방송의 본격화에서 비롯한 신문업계의 위기의식에서 인쇄매체의 특성을 강조해 광고지분을 확보하려는 의도에서 비롯했기 때문에 부작용이 어렵지 않게 정리됐다. 현재 6백70여개 신문·잡지 발행사 1백71개가 거의 가입해 있다.<황영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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