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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식품「해찬들」/고흐연상 농촌풍광·시적 내레이션(CF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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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원식품「해찬들」/고흐연상 농촌풍광·시적 내레이션(CF이야기)

입력
1996.06.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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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에 찌든 도시인 정서에 청량제95년 한해 동안 공중파 방송을 통해 방영된 CF는 모두 52만여건으로 한달 평균 4만4,000여건이나 된다. 광고의 홍수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광고주나 광고대행사는 항상 이목을 끌 수 있는 새로운 형식의 CF제작에 집착한다. 쏟아지는 광고 중에는 과대포장되거나 지나치게 선정적인 내용을 담고 있어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는 것도 있다.

이에 비해 삼원식품의 「해찬들」CF는 광고의 긍정적인 역할을 웅변으로 보여준다. 73년 창립된 삼원식품은 고추장 된장 액젓등 식품류를 전문적으로 생산하고 있는 대전의 중소기업체. 해찬들은 「해가 가득 찬 들」의 줄임말로, 이 CF의 메시지를 집약하고 있다.

제일기획이 만든 이 기업이미지 CF는 강렬한 색채를 분방하게 구사했던 네덜란드 출신의 후기 인상파 화가 빈센트 반 고흐(1853∼1890년)의 작품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하다. 짙은 유화풍의 그림이 동화상으로 연결돼 있어 색다른 느낌을 준다. 힘차고 명쾌하면서도 따사로운 정이 가득찬 이 CF는 생활에 찌든 도시민의 정서를 씻어주는 청량제같은 역할을 한다.

그림 속에는 사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농촌의 풍광이 풍성하게 담겨있다. 따가운 아침 햇살, 광활하게 펼쳐진 짙푸른 평야, 붉게 물든 고추, 황금물결을 이루는 들판과 참새떼, 밀짚모자를 눌러 쓴 농부의 넉넉한 표정 등이 그러하다.

이 CF에는 색상과 카피가 최대한 절제돼 있다. 제품의 자랑이나 경쟁사와 대비되는 차별성을 주장하는 시끌벅적한 목소리 대신에, 시 한편을 낭송하는 듯한 잔잔한 내레이션만 있을 뿐이다. 풍요로움을 상징하는 빨강과 건강함을 의미하는 파랑의 대비도 이채롭다.

제일기획은 『세상이 각박해졌다고 하지만, 우리 주변에는 아직도 착한 마음으로 세상을 묵묵히 살아가는 사람들이 훨씬 많다. 건강하고 깨끗한 식품을 만들겠다는 회사의 의지를 담아내려고 했다』고 밝혔다.<김성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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