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준법」강조 지구전 전략 계속/야「철수」후도 경계·비상망 유지/의원들은 분위기 느슨… 지도부 강경자세와 대조국회는 8일도 「여당 단독원구성시도, 야당 실력저지」라는 파행국면의 연속이었다. 그러나 본회의장의 대치가 결론없이 끝날 것으로 예고된 탓인지 의원들의 분위기는 느슨해질대로 느슨해져 양당지도부의 강한 투쟁자세와 대조를 이뤘다. 한편 여야는 국민여론의 향배가 국면반전의 포인트라고 판단, 상대와의 대화보다는 명분확보를 위한 선전전에 전력을 다했다.
▷본희의장◁
신한국당은 8일 상오 김명윤의원을 내세워 두 차례에 걸쳐 본회의 속개를 시도했으나 야당의 실력저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초반전은 야당의원들이 정호영의사국장을 단상에서 끌어내리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국민회의 설훈 정세균 신기남 의원등 「초선저지조」는 본회의 시작시간 직전 미리 자리에 앉아있던 정의사국장에게 몰려가 『나가라』고 다그쳤다.
이에 신한국당 박주천부총무가 『당신들이나 내려오라』고 소리치자 국민회의 한영애의원이 『당신이 뭔데 설치느냐』고 맞받아치면서 장내는 어수선해졌다. 이 와중에서 야당초선의원들은 정국장을 단상에서 끌어내렸다.
이어 10시35분께 국회사무처 의사관이 갑자기 본회의장에 들어와 『김허남의원이 안계셔서 차연장자인 김명윤의원이 회의를 진행하도록 돼있다』고 선언한뒤 퇴장했다. 이때 김의원이 의장석으로 입장하려 하자 야당측 의원들이 김의원을 에워싸 등단을 차단했다. 이 과정에서 자민련 이원범수석부총무는 『안되는 줄 알면서 왜 이러느냐』고 고성을 질렀다.
김의원은 다시 11시35분께 신한국당의 김무성 김학원의원등 10여명의 호위를 받으며 등단을 시도했다. 야당의원 20여명이 즉각 이를 막았고 이런 실랑이가 5분여동안 계속됐다. 이때 신한국당 서청원총무가 『야당의 물리적 저지로 회의를 진행할 수 없으니 신한국당 의원들은 철수해달라』고 말해 본회의장의 소란은 일단락됐다.
▷신한국당◁
신한국당은 이날에도 「준법」을 강조하며 지구전 전략을 거듭 확인했다. 이홍구대표는 본회의에 앞서 열린 고위당직자회의에서 『오늘이 안되면 내일, 내일 안되면 모레라는 각오로 임하자』며 『절대로 물리력 사용은 안한다』고 강조했다. 김덕룡정무장관 강삼재총장은 『시간은 우리 편이다. 법을 지키는 쪽에 명분이 있다』고 자신했다. 서청원총무도 『야당이 법을 어기고 실력저지를 하고서 국민지지를 바란다면 큰 착각』이라고 공박했다.
고위당직자회의후 김철대변인은 『성급하게 속전속결의 전술을 취하지 않기로 했다』고 지구전 전략을 밝혔다. 김대변인은 이어 『국회는 격돌의 장이 아니고 토론의 장』이라며 『지금이 헌 정치와 새 정치의 분기점으로 우리는 물리력도, 돌격대도 배제하겠다』고 차별화를 시도했다.
이같은 당직자들의 대대적인 야당성토는 명분확보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그러나 여당의 정치력부재를 비판하는 여론도 적지 않은 사실때문인지 당직자들의 표정은 썩 밝지않았다.
▷야권◁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신한국당측이 본회의장에서 철수한 뒤에도 하오2시15분까지 국회를 지키면서 경계태세를 유지했다. 양당은 신한국당 의원들이 모두 국회에서 나간 것을 확인한뒤 국회귀빈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하며 대책을 숙의했다. 이어 각 당 총무실에서 임시의원간담회를 열어 『여당이 오늘안으로 기습날치기를 할 가능성도 있다』는데 의견을 모으고 본회의장등 의사당 곳곳에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이어 국회를 떠난 뒤에도 비상연락망을 계속 유지했고 휴일인 9일에도 모든 의원들이 서울에서 비상대기토록하는 등 「안전장치」를 강구해 놓았다.
이에앞서 양당은 상오9시15분부터 국회 예결위회의실에서 합동의원간담회를 열어 전의를 다진뒤 본회의장과 국회사무총장실등 「전장」으로 향했다. 간담회에서는 특히 초선의원들이 강경분위기를 선도해 눈길. 추미애의원(국민회의)은 『여당은 타협을 거부한채 국회를 통법부로 전락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고 같은 당의 유재건의원은 『야당 초·다선의원들간의 분열을 획책하려는 외부움직임이 있는 것 같지만 결코 흔들리지 말자』고 당부했다. 조영재의원(자민련)은 『여당은 지금 야당보고 완전히 무릎을 꿇으라는 식의 오만방자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이영성·신효섭·김광덕 기자>이영성·신효섭·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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