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법대로타협” 평행선 대치/비판 여론에 극적 반전 올수도대치정국에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법정개원일인 5일에 이어 7일에도 국회는 원구성을 하지못했으며 앞으로도 상당기간 개원정국은 표류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야대립의 간극이 좀처럼 좁혀지기 힘든데다 대화와 타협의 노력도 당분간 시도되기 어려운 상황이다.
외형상 여야는 의장단 선출을 둘러싸고 대립하고 있다. 신한국당은 『법대로』를 외치며 의장단 선출을 강행하려하고 국민회의 자민련 등 야권은 『타협과 합의』를 내세우며 실력저지를 하고 있다. 마치 여야가 의장단 선출에 모든 것을 걸고 있는 모양이다. 그러나 원구성 난항의 이면에는 내년 15대 대선을 겨냥한 힘겨루기라는 보다 큰 전선이 형성돼있다. 때문에 여야는 개원정국의 파행국면에서 세부적인 실리를 추구하기 보다는 국민지지나 명분을 얻으려는데 궁극적인 목표를 두고 있다.
신한국당의 유연한 자세에서도 명분을 겨냥하는 정치게임의 흔적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신한국당은 7일 『야당이 물리력으로 의장단선출을 막으면 맞대응하지않고 한달이고 두달이고 순리적으로 선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아예 장기전을 불사하겠다는 선언이었다. 과거 여당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이며 속전속결했던 것을 감안하면 엄청난 변화다.
신한국당이 소수에 밀리면서까지 장기전에 돌입한 이유는 바로 명분얻기로 볼수 있다. 신한국당은 원구성 실패의 책임을 야당에 돌리고 여당의 변화, 법준수의지 등을 부각시키려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입장은 이홍구대표의 의원총회 인사말에 잘 반영돼 있다. 이대표는 『새정치를 지향하는 마당에 물리력을 동원한 강행은 없을 것』이라며 『국민은 법을 지키려는 우리를 지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야당 역시 명분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신한국당이 정치도의를 무시한채 무소속 당선자등을 영입, 여대구도를 만들어놓고 야당과의 타협을 도외시하는 것은 독선적 정치라는게 야당의 주장이다. 야당은 영입의 원상회복, 선거부정 청문회 등 부담스런 요구사항을 사실상 철회했는데도 신한국당이 대화에 성의를 보이지않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따라서 대화에 응하지않고 물리력을 배제한 「의장단선출」의 제스처를 취하는 신한국당의 행위는 국민여론을 호도하려는 기만이기때문에 저지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여야가 이처럼 명분확보에 주력하고 있어 여론이 어느 한 쪽으로 기울지않는한 파행국면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파행의 장기화는 여야 모두에 적지않은 부담이 된다. 여당에는 정국운영의 총체적 책임론, 정치력 미비 등의 비난이 쏟아질 수 있고 야당에 대해서는 정치구태라는 지적이 제기될 수 있다. 이런 비판이 결국 여야대화의 필요성을 높여 정국의 극적 반전을 도출할 수도 있으나 이를 위한 분위기조성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이영성 기자>이영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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