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옐친 젊은층·농촌표 흡수에 사활/주가노프는 대도시지역 집중유세보리스 옐친 대통령을 비롯한 각 후보의 마지막 득표전략은 부동층 공략과 상대방 텃밭잠식, 타후보와의 차별화, 군소후보 지지유도 등으로 요약된다.
선거 전문가들에 따르면 옐친과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 후보의 고정표는 각각 2,000만표와 2,400만표 안팎으로 추정된다. 주가노프의 경우 지난해 12·17 총선에서 공산당을 비롯한 좌파그룹이 획득한 2,400만표(투표자 6,900만표 가운데 35% 지지)이고 옐친은 「나쉬돔 로시야」 지지 700여만표(약 10% 지지율)에 친여 개혁그룹과 인텔리 및 자영기업가 계층 등을 합산한 추정치다.
주가노프측은 크렘린 입성에는 대략 3,500만표가 필요하며 현재 1,000만∼1,100만표가 부족한 것으로 보고 개혁성향의 대도시 유권자 공략에 적극적이다. 옐친은 고정표의 열세를 25∼40%에 이르는 정치적 무관심층 혹은 부동층 공략으로 극복할 방침이다. 옐친은 특히 친개혁성향이면서도 정치적으로 무관심한 젊은 계층 공략에 사활을 걸고 있다. 그가 모스크바 시내 수백여곳에 시민들에게 인기가 높은 유리 리즈코프 모스크바시장과 악수하는 홍보판을 세운 것도 이때문이다. 러시아 공공여론조사재단은 옐친이 정치적 무관심층을 선거로 끌어들여 투표율을 80%대로 올릴 경우 압승을 거둘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옐친의 상대방 표 빼앗기의 주공략대상은 이른바 「붉은 벨트」인 농촌지역과 개혁소외계층이다. 그는 농촌지역 유권자를 향해 「토지소유의 자유화에 관한 포고령」을 집중 홍보하고 있으며 무려 126페이지에 이르는 경제부문 공약에서 연방예산의 빈민층 우선배분, 루블화 폭락에 따른 피해보상, 최저임금 인상을 다짐하는 등 저소득층을 겨냥하고 있다.
주가노프 진영은 취약지구인 대도시 유권자를 겨냥한 득표전략을 수립해놓고 있다. 최근 확정된 경제정책은 3월의 초안에 비해 상당히 현실적이고 개혁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 예컨대 초안은 인플레에 의한 저축의 자연감소분에 대해 무조건 배상을 공약했으나 이를 선별적 배상으로 바꿨다. 개혁기득권층의 반발을 의식한 것이다.
주가노프는 타후보와의 차별화에도 적극적이다. 그는 여타후보와는 달리 집권층의 선거연기음모와 부정부패를 폭로하며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주가노프진영은 옐친측이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 확실시되자 부정선거를 획책하고 있다며 공정선거를 위해 9,700여 선거구에 20만명의 감시원을 배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