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11개 저지조 의장석 등단 원천 봉쇄/실력저지 비난 여 “회의 속개” 대기 농성/국민시선 의식 격렬 몸싸움은 피해「공동의 국회」는 7일에도 계속됐다. 국회는 이날 김허남의장직무대행이 불참한 가운데 의장단 선출을 재차 시도하려는 신한국당과 이를 저지하려는 국민회의, 자민련등 야권이 첨예한 대치구도를 재연, 본회의 속개 자체가 원천봉쇄되는 파행으로 시종했다.
▷본회의장 대치◁
신한국당측은 김대행이 불참하자, 이날 출석의원중 최고령자인 김명윤의원을 내세워 4차례에 걸친 본회의 속개를 시도했으나 저지조를 편성한 야당의원들이 김의원의 의장석 등단을 몸으로 막는 바람에 뜻을 이루지 못했다.
특히 야당측은 본회의 의사진행을 원천봉쇄하기 위해 이종률국회사무총장의 본회의장 입장을 차단했으나 여야 모두 여론을 의식한 듯 격렬한 몸싸움은 벌이지 않았다. 여당측은 야당의 실력저지를 비난하고 본회의 속개를 요구하는 「대기농성」을 벌이다가 하오 6시5분께 자진해산했다. 이날 야당의원들은 하오 1시30분부터 본회의장에 입장한뒤 설훈 김경재 정한용의원등 초선의원들이 이승훈의사국장을, 조홍규 박광태 장성원의원등이 박종흡입법차장을 각각 에워싸고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게 해 여야간에 가벼운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하오 2시55분께 박입법차장이 『김허남의원이 안 계시니 다음으로 연장자이신 김명윤의원이 회의를 진행하는게 좋겠다』는 의사보고를 하자, 김의원은 동료의원들의 호위를 받으며 의장석으로 진입하려고 시도했다. 그러나 박광태 장성원의원등은 『민추협에 계셨던 분이 왜 그러십니까』라며 김의원을 몸으로 가로막아 되돌려 보냈고 조홍규의원은 아예 김의원의 옆자리로 가 앉아 『폼만 잡으시고 그대로 계시지요』라며 김의원의 단상진입을 차단했다. 이에 김의원은 『민추협때는 법을 지키면서 투쟁했다. 법대로 사회를 보려는데 왜 막느냐. 전두환시절보다도 못한 짓들을 하고 있다』며 불쾌한 반응을 보였다. 김의원은 하오 3시15분과 3시55분, 5시55분께 재차 의장석 진입을 시도했으나 불발로 그쳤다.
▷신한국당 강행시도◁
신한국당은 본회의에 앞서 고위당직자회의및 총무단회의, 의원총회를 잇달아 열고 야당이 의장단선출을 저지할 경우 이를 강행하지 않기로 했다. 야당의 물리력행사에 일절대응을 하지 않는 가운데 등원시도를 반복, 국회공전의 책임을 야당에 넘기려는 일종의 「명분쌓기」전략이었다.
이홍구대표는 의총에서 『야당이 국회법을 지키려는 우리의 노력을 물리적 힘으로 저지하더라도 우리는 물리적 힘에 의존하지 않을 것』이라며 『15대 국회에서 더 이상 「강행」 「단독」이란 말은 없다』고 강조했다. 서청원총무도 『야당이 국회사무총장, 입법차장등의 본회의장 입장은 물론 사무실에서 아예 나오지도 못하게 하는 헌정사상 유례없는 쿠데타와 다를 바 없는 일을 하고 있다』고 비난하면서 『그러나 우리는 의연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신한국당은 의원전체명의로 『김허남의장직무대행의 5일 본회의산회 선포는 불법』이라는 내용의 「공개사과요구서」를 마련, 고위당직자회의후 박주천수석부총무등을 통해 김대행측에 전달했다.
▷야권대응◁
국민회의와 자민련은 5일에 이어 이날도 공조체제를 갖추고 양당 총무단이 공동으로 마련한 전략에 따라 여당의 단독원구성 시도를 저지하는데 총력을 기울였다. 양당의 행동지침은 하오 1시15분께부터 20여분동안 국회예결위회의장에서 열린 2차 합동의총에서 확정돼 실행에 옮겨졌다.
1차때와 달리 양당 총재가 불참한 회의에서 자민련 이정무총무는 『국회의 권위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여당의 불법적인 회의소집은 저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회의 박상천총무도 『지금은 15대국회가 바로 서느냐, 아니면 통법부로 전락하느냐의 중요한 시점』이라며 의원들의 투쟁의지를 고취시켰다. 회의가 끝난뒤 국민회의측은 5개조, 자민련측은 6개조로 나뉘어 곧바로 각자의 「전투위치」로 향했다.
이에 앞서 양당은 상오에 두 차례 총무접촉을 갖고 공동저지대책을 최종협의 했다. 본회의 속개시도가 모두 실패로 끝난뒤 신한국당측이 해산하자 국민회의 박총무는 자민련 이총무와 구수회의를 갖고 『오늘은 「퇴청」하시고 내일 9시 또 「출근」합시다』라며 하오 6시5분께 해산을 선언했다. 일부 야당의원이 『신한국당측이 밤에 다시 들어오면 어떻게 하느냐』고 이의를 제기하자, 박총무는 『속임수로는 보이지 않는다』며 자신감을 보였다.<정진석·유승우·이동국 기자>정진석·유승우·이동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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