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워지면 곳곳 패싸움·폭주족 무대로 돌변/학생규찰대론 한계… 일부대 경찰도움 고려대학 캠퍼스가 밤이 되면 무법천지가 된다. 술과 본드에 취한 불량 청소년이 서로 패싸움을 하거나, 오토바이 폭주족이 캠퍼스를 헤집고 다니기도 하고, 간간이 성폭행이 일어나기도 한다. 밤 늦은 캠퍼스는 으슥한 뒷골목 만큼이나 무서운 곳이다. 주택가와 가까이 있거나 산을 끼고 있는 캠퍼스는 이같은 현상이 공통적이다. 여러명이 함께 어울릴 은밀한 공간도 있고, 경비가 허술해 출입이 자유롭기 때문이다. 경찰의 손길이 쉽게 미치지 않는다는 점도 큰 이유다.
한양대 행당동 캠퍼스의 경우 본드를 마시다 규찰대에 적발되는 청소년들이 일주일에 평균 20여명이나 된다. 또 성행위를 하다 쫓겨나는 10대들도 10여명 이상이다. 이밖에 패싸움을 하러 오거나 술을 마시러 온 청소년까지 합치면 하루 평균 40여명이, 많을 때는 70여명이 규찰대에 적발돼 내쫓긴다.
연세대 캠퍼스는 신촌 일대에서 술 먹던 청소년들이 심야영업이 끝나면 꼭 찾아가는 장소다. 특히 청송대에서 동문쪽으로 가는 소나무가 우거진 길 주변이나 기숙사 가는 길 부근은 청소년들의 고성방가와 집단패싸움으로 얼룩져 있다.
서울대 관악캠퍼스도 불량 청소년들의 집결지에서 빠지지 않는다. 큰 잔디밭과 숲이 많고, 관악산을 끼고 있어 무리를 지은 청소년들이 밤만되면 몰려든다. 지난 달 20일 새벽에는 버들골 뒤쪽 댐 근처에서 동네 청년 3명이 여고생을 성폭행하려다 미수에 그친 사건도 일어났다.
또 고려대의 경우 최근 안암동 녹지캠퍼스에 있는 노천극장뒤에서 동네 후배들을 불러 몽둥이로 집단폭행한 10대 3명이 구속된 사건도 있었다.
지방 캠퍼스는 서울보다는 덜 하지만 대신 오토바이 폭주족들이 들끓는다. 캠퍼스를 아우토반처럼 여기는 폭주족과 학생들간의 충돌도 잦다. 중앙대 안성캠퍼스에서는 지난 달 29일 밤 오토바이 폭주족 10여명이 체육대회 뒤풀이를 하던 모학과 학생들에게 싸움을 걸어 4명의 학생이 각목과 병에 맞아 전치3주의 상처를 입었다.
각 대학 총학생회에서는 근본적인 대책은 마련치 못한채 학생 규찰대를 조직해 운영하고 있는 정도다. 학교 경비원들도 인력부족등으로 건물방범, 정문근무등만 할 뿐 교내 경비순찰에 나설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일부 대학에서는 밤동안 만이라도 경찰 순찰을 요청하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유병률 기자>유병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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