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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생부 혼란 없애려면(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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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생부 혼란 없애려면(사설)

입력
1996.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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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학년도 대학입시부터 도입되는 종합생활기록부의 교과성적 반영방법이 대학마다 다르다. 한마디로 말해 백인백색식으로 다양하다. 얼른 보면 무엇을 어떻게 점수화한다는 것인지를 쉽사리 알 수 없을 만큼 복잡하다.1백63개 4년제 대학의 종생부 성적반영 방법이 이처럼 다양하게 된 것은 좋게 보면 대학의 자율성이 그만큼 신장된 것으로 볼 수 있다. 거의 모든 대학들이 서울대를 비롯한 몇몇 우수 대학의 입시요강을 흉내내 언제나 획일적인 전형방법을 내놓던 옛날과는 달리 다양한 종생부 성적반영 방법을 제시했다는 것은 교육개혁의 바람을 타고 각 대학들이 특성화와 차별화를 학생선발 과정에서부터 발휘할 만큼 자율성이 커졌다고 볼 만한 것이다.

장기적인 측면에서 본다면 긍정적인 평가를 할 만한 것이다. 하지만 단기적인 측면에서 보면 너무나 다양한 성적반영 방법은 무원칙할만큼 제멋대로라고 할 수도 있다. 고3생들과 일선 고교의 입시지도 교사들이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혼란스러워한다면 썩 잘된 방식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특히 일선 고교와 수험생들은 처음 시행되는 종생부 제도 때문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이러한 때에 각 대학이 내놓은 성적반영 방법마저 지극히 복잡하고 생소하니 그로 인한 불이익을 걱정하는 수험생들을 어떻게 나무랄 수 있겠는가.

때문에 각 대학들은 종생부 성적반영 방법이 너무 복잡하거나 혼란의 소지가 있는 부분은 조금은 단순화시켜 혼란을 없애는 보완노력을 하라고 권하고 싶다. 입시제도는 단순할수록 좋은 것이다. 그것이 너무 복잡해 수험생이 혼란스러워한다면 그 자체가 제도로서 성공적이라고 할 수 없다. 또한 대학들은 종생부 성적반영 방법의 안내 유인물을 모든 일선고교에 배포해 수험생과 교사들이 숙지하고 대비할 수 있게 하는 노력도 병행해야 할 것이다.

또한 우리는 일선고교의 종생부성적 기록을 위한 학생들의 성적관리에 공정성을 기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교육부가 서둘러 마련할 것을 촉구하지 않을 수 없다. 종생부에 기록할 학생들의 성적평가방식이 과거 내신제때의 상대평가에서 절대평가로 바뀌었다. 이에 따라 많은 고교에서 학생들의 성적부풀리기 부정이 학교단위로 자행되고 있다는 것도 부인 못할 현실인 것 같다.

대학입시에서 종생부성적은 외형반영비율이 40%나 되고 실질반영비율도 평균 11.6%나 된다. 대학입학에 상당한 영향을 미치게 될 종생부성적이 학교단위의 성적부풀리기 부정으로 신뢰성을 상실하는 풍조가 더 이상 확산된다면 종생부성적 자체가 입시의 도구가 돼서는 안된다는 종생부폐지론이 제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본다. 만의 하나라도 그렇게 된다면 교육개혁은 시작부터 무산될 수도 있다는 것을 교육부당국은 알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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