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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탄야후·아라파트 힘겨루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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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탄야후·아라파트 힘겨루기

입력
1996.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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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팔,3단계협상 앞두고 팔 독립국문제 설전/갈등 표면화속 헤브론 이군철수 시한준수 여부/평화구도 시금석벤야민 네탄야후 이스라엘 총리 당선자와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대통령)의 힘겨루기가 본격화하고 있다. 네탄야후는 5일 아라파트가 이집트 요르단 정상과 만난 자리에서 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국가 창설을 다짐하자 즉각 성명을 통해 이를 절대 허용하지 않겠다고 일축했다. 네탄야후 당선이후 우려되던 양측간의 갈등에 첫 불길이 당겨진 것이다.

아직 대면도 하지 않은 양측간에 펼쳐진 설전은 평화협상을 앞두고 상대방의 의중을 떠보는 한편 협상력을 강화하기 위한 「탐색전」으로 보인다. 양측은 팔레스타인의 최종 지위 문제를 논의할 마지막 3단계 자치협상을 남겨 놓고 있다. 당초 5월 개시될 예정이었으나 이스라엘 차기정부가 협상권을 갖기 위해 연기돼 왔다. 이 자리에서는 99년까지 3년간의 협상 시한을 두고 팔레스타인 독립국 창설및 예루살렘 문제 등 그동안 양측이 꺼려온 민감한 사안들이 모두 논의된다.

67년 이스라엘에 점령된 동예루살렘을 수도로 한 독립국가 수립은 팔레스타인인들의 염원이다. 반면 이스라엘측은 어느 정파를 가릴것 없이 성도 예루살렘의 「베를린화」는 결코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시몬 페레스의 노동당은 팔레스타인의 독립을 수용할 수도 있음을 당강령에 명시해 놓았다. 또 네탄야후와 그의 리쿠드당은 팔레스타인의 자치권은 인정하되 독립은 불가라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양자간에 당장 걸려있는 문제는 헤브론에서의 이스라엘군 철수이다. 아브라함 이삭 요셉 등 유대 3대 시조의 묘가 있는 헤브론은 「제2의 예루살렘」으로 불릴 정도로 향후 중동평화과정과 이에 대한 네탄야후의 의지를 전망해 볼 수 있는 시험대이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지난해 요르단강 서안내 자치지역 확대시 헤브론만은 「96년 3월 인계」로 넘겨놨으나 회교강경파의 폭탄테러, 레바논 사태로 계속 이스라엘군 철수가 연기돼 왔다. 그러나 이제 네탄야후의 등장으로 약속이 전면 파기될 우려마저 제기된 것이다. 아라파트는 지난달 5일 양측간의 합의에 따라 헤브론을 「6월 12일까지」 넘기라고 요구했으나 네탄야후는 3단계 협상이 끝나는 3년동안 군을 더 주둔시키겠다는 종전의 입장에서 변화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측의 약속 파기는 팔레스타인및 아랍내 강경파의 반발을 불러 중동평화구도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 불보듯 뻔하다. 하지만 유대 정통파를 비롯한 극우세력의 몰표로 당선된 네탄야후로서는 쉽사리 양보할 사안이 아니다. 어쨌든 칼자루는 네탄야후가 갖고 있다. 아라파트로서는 이집트 요르단 등 아랍권의 지지를 확보하면서 중동평화를 바라는 미국 프랑스 등 서방진영의 원격 지원을 구할 전망이다.<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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