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즈·록 등 다양한 장르 소화능력 탁월김현철(27)은 열심히 무엇인가를 만들어내는 근면한 음악 노동자이다. 작사, 작곡, 연주, 노래 등에서 대중음악인으로서 큰 재능을 갖췄고 포크, 재즈, 록 등 다양한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자기 노래는 물론 영화음악, 다른 가수의 음반 연출까지 활동의 폭도 넓다.
김현철은 고등학교 시절까지만 해도 이러한 재능을 취미로 생각하는 「공부 잘하는 아이」였다. 그는 부모가 원했던 의대진학이 두번이나 좌절되면서 인생의 방향을 바꿨다.
『방황한 지 일주일만에 귀가해 음악을 하겠다고 선언했습니다. 똑같이 「일주일의 시간을 달라」시던 아버님은 「좋아하는 것을 해야지」라고 하시며 성공을 빌어주셨지요』
언더그라운드 음악인이 대거 소속돼 있는 동아기획(대표 김영)에 소속하게 된 김현철은 20세였던 89년 첫앨범을 발표함으로써 대중음악계에서 신동의 탄생을 알렸다. 안개가 자욱한 날의 여행을 연상케하는 「춘천가는 기차」「오랜만에」 등 독특한 분위기의 노래들은 음악팬을 어리둥절하게 하면서 또한 새로운 것을 발견할 때의 기쁨을 줬다.
그는 90년 자동차사고로 활동을 중단했다. 치료를 받으면서 팬들의 기억에서 잊혀져 가는 듯하던 그는 92년 「섭씨32도의 여름」「그런대로」가 수록된 2집앨범으로 건재를 알렸다.
또한 영화「그대 안의 블루」의 사운드 트랙을 일주일만에 만드는 순발력까지 과시했다. 이 사운드 트랙을 만들면서 그는 가창력이 탁월한 여가수 이소라를 발굴하기도 했다. 이윽고 93년, 3집앨범의 「달의 몰락」으로 김현철은 대중의 인기를 한손에 쥐었다.
<달이 진다 … 나를 처음 만났을 때도 그녀는 나에게 말했지 탐스럽고 이쁜 저 달 매일 만날 때에도> (달의 몰락, 김현철 작사·작곡) 달이>
발랄한 박자와 멜로디, 옛추억의 아련함이 함께 하는 사색적인 노랫말, 세련된 창법, 실험성과 대중성의 정교한 균형등이 그의 음악을 평가하는 수사들이다. 방송MC, DJ 등으로 영역을 넓히던 그는 요즘 휴식을 취하며 자신의 음악을 다듬고 있다.
『시작할 때와 마찬가지로 나의 꿈은 「맑은 음악을 하는 것」입니다. 「김현철의 음악은 퓨전재즈」라는 고정된 이미지도 이제 서서히 바꿔보고 싶고요』<권오현 기자>권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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