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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6.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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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쿠노 세이스케(오야성량)전일본법무장관은 한일관계에 있어서 연못속의 미꾸라지와 같은 존재다. 진흙속의 유기물을 먹고 사는 미꾸라지는 이 때문에 땅속에 머리를 자주 처박아 물을 흐리지만 내무부 고등계 경찰출신인 오쿠노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고개를 쳐들고 해괴한 발언으로 한일관계를 휘젓는다. ◆88년 국토청장관시절엔 「일본은 자신의 안전을 위해 싸운 것이며 침략자가 아니다」고 망언을 해 장관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패전 50주년인 지난해엔 「안중근도 일본입장에서 보면 살인자다」 「일본은 백인통치로부터 아시아 각국을 해방시키기 위해 2차대전을 벌였다」고 망언을 했다. ◆11선의 중의원의원인 그는 「부전결의반대 종전 50주년 국회의원연맹」등 우익 국회의원 모임의 단골 회장이다. 지난 4일엔 새로 결성된 우익 국회의원들의 단체인 「밝은 일본 국회의원연맹」회장에 취임하면서 「위안부는 강제동원된 것이 아니라 상행위에 스스로 참가한 것이다」고 폭언을 했다. ◆그렇지 않아도 일본정부는 위안부문제 해결에 아주 소극적이다. 국가배상을 거부하고 국내외의 반대가 만만치 않은 민간기금에 의한 배상을 고집하고 있다. 그나마 배상금에 총리의 사과편지를 곁들이는 것까지 망설이고 있다. 오죽했으면 민간기금 발기인 대표인 미키(삼목)여사가 사퇴했겠는가. ◆현재 한일간에는 월드컵 공동개최가 결정된 후 협조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아무리 서로 잘해보자고 다짐해도 멍든 가슴에 못질하는 망언이 계속되고 위안부문제가 근본적으로 해결되지 않는 한 한일간의 동반체제는 사상누각일 뿐이다. 위안부문제 해결은 21세기 새로운 한일관계 구축을 위해서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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