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소후보 세규합 “깜짝승리” 연출/국영기업 경영자 출신 현실적 개혁주의자블라디미르 야코블레프(51)가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장 선거에서 아나톨리 소브차크 현시장을 물리치고 당선돼 러시아 정가의 화제가 되고 있다.
거물급인 소브차크를 꺾었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감이지만 더욱 놀랄 일은 그가 지난달 19일 실시된 1차투표에서 소브차크에 이어 2위로 결선투표에 오른 불리한 상황에서 「뒤집기」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그는 2일 결선투표를 앞두고 마지막으로 실시된 여론조사에서도 소브차크에게 6% 포인트가량 뒤졌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자 야코블레프는 160여만 투표자가운데 47.9%에 이르는 77만2,479표를 얻어 74만5,311표에 그친 소브차크를 2만7,100여표차로 물리쳤다. 군소후보의 지지를 이끌어 낸 것이 결정적 승인이었다.
그의 예상밖 승리는 6·16대선을 앞두고 있는 각 후보진영에 아전인수격 해석을 낳게 했다. 옐친진영은 「개혁주의자의 승리」로, 주가노프진영은 「현 집권세력의 패배」로 풀이하고 있다.
개혁성향이 강한 소브차크시장 밑에서 첫번째 부시장을 역임한 야코블레프도 개혁주의자로 분류되지만 그와는 대조적이다. 법학교수 출신인 소브차크가 이상적 개혁주의자라면 야코블레프는 국영기업 경영자 출신답게 현실을 아는 관리형이다.
이번 선거에서 소브차크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모스크바와는 전혀 다른 도시로 만들겠다고 공약한 반면 야코블레프는 모스크바를 모델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재건할 것이라고 맞섰다. 야코블레프의 공약은 대표적 관료세력인 유리 리즈코프 모스크바시장의 시정운영 능력에 찬사를 보낸 것으로 리즈코프식 사유화 및 사회간접자본 확충방식을 도입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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