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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나이 젊다고 방심 마세요/여성암중 3위·40대에 많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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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나이 젊다고 방심 마세요/여성암중 3위·40대에 많아

입력
1996.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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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양·통증·유즙분비땐 의심을/X선촬영 1회피폭은 문제안돼오래전의 일이다. 활동적인 인상의 30대후반 여성이 유방암 검사를 받기 위해 찾아왔다. 상당히 매력적인 서구형 미인으로 서울과 부산을 왕래하며 여러가지 사업을 벌이고 있는 맹렬여성이었다. 유방촬영술과 유방 초음파검사를 실시한 결과 유방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으나 외부에서 감지되는 종양은 없었고 사진에서만 유방의 석회화 현상이 보였다. 유방 조직검사에서도 유방암으로 확진됐다.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는 양성 유방질환으로 진단했다면서 결과를 받아들이려 하지 않았다. 알고보니 여러 병원에서 이미 유방암이란 진단을 받은 상태였다. 환자에게 수술등 적극적인 치료를 권했으나 이를 거부한 뒤 식이요법을 해보겠다며 가버렸다.

지금은 기억 속에서 사라졌지만 만일 그 환자가 최소한 35세에만 유방암 검사를 받았어도 부분 유방절제술로 아름다움을 유지할 수 있었을 것이다.

가끔 환자들로부터 『할머니가 유방암에 걸리셨는데 저도 신경을 써야 하나요』 『X선 유방촬영을 하면 오히려 위험하다는 데 사실인가요』 등의 질문을 받는다. 유방 X선촬영을 하면 양쪽유방에 0.1∼0.2rad정도의 피폭을 받는다. 이 정도의 피폭량은 건강에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유방 촬영사실을 숨기고 여러병원을 방황하며 촬영을 계속하다 보면 과다한 방사선 피폭으로 유방암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정확하게 유방암을 진단하려면 진단능력을 갖춘 방사선과나 외과의사가 필요하며 해상도가 뛰어난 촬영기계와 초음파기계 등이 구비돼야 한다.

국내 유방암 발생은 외국과 달리 젊은 여성에게도 많기 때문에 불필요한 방사선 피폭을 줄이기 위한 것이다. 국내 유방암 발생률은 매년 증가해 94년 현재 여성암중 3위를 차지한다. 서구의 경우 50세이후에 유방암이 집중적으로 발생하는 반면 국내에서는 40∼49세가 가장 많고 50∼59세, 30∼39세 순으로 발생률이 높다.

여성들이 기본적으로 할 수 있는 유방암 검진법은 매월 자가진단과 함께 기본 유방촬영술을 시행하는 것이다. 그러나 젊은 여성은 치밀유방인 경우가 많아 간단한 자가진단이나 기본적인 유방촬영술만으론 조기진단에 어려움이 따른다. 따라서 전문의에 의한 유방촉지검사와 유방초음파검사 등이 필수적이다. 유방에서 종양, 액와부의 림프절 등이 만져지거나 통증·유즙분비 등의 현상이 나타나면 즉시 전문의와 상의해 정밀검사를 받아야 한다.<오기근 연세대의대교수·영동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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