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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파급효과(한·일월드컵 「공동개최」 무엇을 얻나:5·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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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파급효과(한·일월드컵 「공동개최」 무엇을 얻나:5·끝)

입력
1996.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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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류통한 경쟁력 도약 계기/다양한 행사·공연 수준 향상 기여/일 대중문화 개방 대비책도 필요2002년 월드컵은 문명의 전환기인 21세기의 새벽에 불편한 관계인 한일 양국이 공동개최한다는 점에서 문화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다.

정보고속도로로 대표되는 정보혁명시대, 국가나 민족 단위를 넘어 지구촌단위로 삶과 문화가 상호침투하는 세계화시대가 이미 시작됐다. 또 서구 중심의 문명에 대항해 동양등 비서구문명이 자신의 가치를 발현함으로써 문명의 축이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2002년 월드컵은 이러한 변화를 확인하는 문화현장이 될 것이므로 문화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 틀림없다.

월드컵은 한일간의 직접적이고 전면적인 문화교류시대를 열 것으로 예측된다. 88서울올림픽이 구소련등 동구권과 문화교류를 트는 물꼬가 됐듯이 월드컵은 한일 문화교류의 새 장을 마련할 것이다. 일본의 대중문화 개방을 불허하고 있는 현재 상황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중요한 것은 개방과정이 일본에 떠밀려 가서는 안되고 우리가 주도, 문화 수용이 주체적으로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다. 교류의 폭과 깊이, 양적 측면도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이 성장할 것이다. 거부반응이나 피해의식으로 일관할 경우 월드컵의 순조로운 진행은 어렵기 때문이다. 양국 공동콘티에 의한 개·폐회식, 합작오페라, 경기가 열리는 도시간 자매결연등이 있을 수 있다. 그러한 경험은 일단 충격으로 다가오겠지만 슬기롭게 흡수한다면 우리 문화의 새로운 자양분이 될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부터 일본에 대한 객관적 이해작업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한다. 「일본은 있다」 「없다」 식의 경계심이나 적대감에 바탕을 둔 접근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진지하고 차원높은 일본학이 정립돼야 한다는 것이다.

우려되는 것은 무역역조에 이은 문화역조현상. 공식적으로는 일본문화 수입을 차단하고 있는데도 대중음악과 패션등은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다. 문화도 높은 데서 낮은 데로 흐른다.

일본은 지방자치의 발달로 지역문화가 숙성한 데 비해 우리의 지방문화는 열악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경기가 열리는 양국 도시간 교류 활성화는 문화역조를 부채질할 개연성이 있다. 그래서 지방문화 육성을 포함한 문화 전반의 역량 향상이 더욱 중요해진다.

미술 음악 무용 연극등 월드컵기간에 열릴 크고 작은 행사들은 문화산업의 수준을 한 단계 높이는 훈련기회가 될 것이다. 외국의 문화예술인과 단체의 내한 러시등을 통한 여러 문화의 동시다발적 유입은 문화의 세계화현상을 촉진할 것이다. 영화 방송 가요등 대중문화 분야의 경쟁력도 비약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영화의 경우 양국의 합작을 통해 아시아권으로 시장을 넓힐 수 있어 국제적인 경쟁력을 갖출 호기를 맞게 된다. 방송도 88서울올림픽을 계기로 한국방송시스템이 한차원 도약했듯이 월드컵을 통해 방송장비나 중계기술, 프로그램제작등의 비약적인 발전이 예상된다.

또 방송인력의 대량양성, 초보단계인 위성방송등 뉴미디어에 미치는 영향도 지대할 것으로 보인다.

월드컵은 문화스타도 만든다. 파바로티·도밍고·카레라스의 이른바 「테너 빅3」 합동공연은 90년 이탈리아, 94년 미국월드컵을 빛냈던 문화행사였다. 문화는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이기도 하다. 준비만 잘 한다면 한국월드컵도 그러한 스타를 탄생시킬 가능성이 충분하다. 남북한 분산개최가 성사된다면 월드컵은 남북의 문화교류에도 폭넓은 성과를 남길 것이 틀림없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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