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사과요구하며 “원만합의 기대”/모호한 의원 결의 “양다리 걸치기”첨예한 여야 대치정국 속에서 12석의 민주당이 진로선택에 고심하고 있다.
민주당은 15대개원일인 5일 이기택신임총재 주재로 의원회합을 갖고 원구성과 의장단구성문제에 관해 만장일치로 『법준수를 위해 등원하되 여야합의 없는 원구성에는 반대한다』는 다소 이율배반적인 결의를 했다.
민주당은 또 야당 당선자 빼내기에 대한 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키로 결의하면서도 단독 의장단 선거에 대한 실력저지에는 동참치 않기로 했다.
민주당 의원을 대표한 조중연의원의 의사진행발언은 더욱 모호했다. 이총재계인 그는 이날 국회에서 『신한국당이 민주당 파괴공작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면서도 『여야간 합의로 원만히 국회가 개원하기 바란다』고 어정쩡한 입장을 취했다.
12명의 소속의원중 이총재계와 비주류는 각각 6명씩으로 양분되지만 이같은 「중립노선」을 취하는데는 별다른 이견이 없었다.
개혁세력의 이부영최고위원은 『지금 개원대치는 어차피 상임위배정등을 위한 힘겨루기 아니냐』며 『민주당이 발벗고 나설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다른 의원은 『김대중총재가 분당에 대한 가벼운 사과 한마디만 해도 행동하기 수월할 것』이라며 은근히 국민회의측의 사과를 얻어내려는 속셈을 내비치기도 했다.
단일지도체제를 확립한 이총재의 경우 현국면에서의 양다리 걸치기를 하나의 생존전략으로 삼으려는 자세다. 그는 취임일성으로 『민주당은 야당이며 아무리 양김씨가 미워도 신한국당보다 미울 수는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러나 여당이 잘하는 일은 기꺼이 도울 것』이라고 묘한 여운을 남겼다. 그의 이같은 발언은 신한국당이 민주당의원을 추가로 빼내가는 것을 막기 위한 「공격적 방어」라는 분석이 있다. 원내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민주당이 이같은 외줄타기 곡예로 입지를 넓혀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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