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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세대 「PC통신중독증」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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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세대 「PC통신중독증」 확산

입력
1996.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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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옆방의 가족보다 저멀리 모니터속 친구가 좋아…”/주변과 단절하고/통신만 몰두하면 일단 초기증상 의심/일상생활 장애에 중단땐 금단증상도 정신과치료 필요PC통신인구가 70여만명에 육박하면서 신세대들 사이에 「PC통신 중독증」이 확산되고 있다. 개인용 컴퓨터가 처음 보급될때부터 이를 다루는 전문직업인들을 중심으로 시력저하, 두통, 불면, 식욕부진, 근육긴장, 집중력 저하 등 각종 증세를 유발하는 VDT증후군이 문제가 돼 왔으나 최근의 PC통신 중독증은 정신적 문제를 수반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보다 훨씬 심각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들은 『PC통신중독증은 지나친 의존성으로 정상생활에까지 장애를 초래하는가 하면 이를 중단할 경우 알코올·약물중독과 같은 금단증상까지 나타난다』며 『주로 10∼20대에게서 발견되는 이 증세는 과중한 입시중압감, 일상의 스트레스등에서 탈출하려는 욕구에서부터 비롯된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들 전문가들은 가족이나 외부와의 대화를 단절한채 PC통신을 통해 정신적 위안을 얻으려는 사람들을 일단 PC통신 중독증 초기「환자」로 분류한다.

하루 8시간이상 PC통신에 빠져지내던 김모군(17·A고 2년)은 컴퓨터에서 손을 떼면 곧 불안감이 엄습, 다시 PC에 손을 대야하는 증상으로 결국 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경우. 김군은 학교에 돌아오자마자 자기방에 틀어박혀 PC통신에 접속하고는 식사를 거르고 심지어 소변까지 방에서 보며 채팅(이야기)과 게임으로 밤을 꼬박 새는 광적인 집착증세를 보였다.

새벽 4시까지 PC통신을 하는 바람에 수업시간에 조는 일이 많아졌고 급기야 무단결석까지 하게 됐다. 보다못한 김군의 부모는 지난해 11월 김군을 데리고 서울 양재동 L신경정신과를 찾았다. 김군은 우울증등 정신질환과 대인접촉기피증이라는 진단을 받고 6개월간 상담치료와 프로제익(우울증치료제)등 집중적인 약물치료를 받았다.

명문대 출신의 이모씨(29·여)는 결혼과 함께 직장을 그만둔 가정주부로 일상의 단조로움을 못이겨 PC통신에 몰입, 하루 15시간이상을 채팅으로 보내다 가정파탄 직전까지 갔다. 이씨는 좀처럼 대화시간을 내지 못하는 남편대신 PC통신 채팅방에 들어가 대화를 나누며 외로움을 달랠 수 있었다. 이씨는 그러나 새벽2∼3시까지 PC통신을 즐기는 바람에 정오가 돼서야 일어났고 남편은 항상 잠들어있는 이씨를 보며 출근을 해야했다.

결국 집안일은 남편의 몫이됐고 이씨는 채팅을 통해 남자친구를 사귀기도 했으며 컴퓨터에서 손을 떼는 시간에도 통신동호회사람들을 만나 술마시거나 놀러다녔다. 날이 갈수록 부부싸움 횟수가 잦아졌고 견디다 못한 남편은 L신경정신과를 찾아 부인의 증세를 호소했으나 정작 본인은 치료를 거부하고 있는 상태다.

PC통신중독증은 곧 독립적인 정신병으로 규정될 추세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는 인터넷 중독으로 폐인이 된 사람들을 돕기 위해 웹사이트에 「웹바홀릭스(WEBAHOLICS)」라는 홈페이지를 개설했으며 뉴욕의 정신과의사 300명은 「인터넷중독자상조회」를 결성했다.

연세대의대 정신과학교실 고경봉교수(48)는 『PC통신과 관련된 정신질환을 피하기 위해서는 규칙적인 생활과 함께 활동적인 취미생활을 갖는것이 좋다』며 『자녀가 PC통신에 지나치게 탐닉, 중독증세에 빠지지 않도록 부모들도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윤태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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