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말 이후 주가노프에 10∼13%P차 앞서/체첸뇌관·개혁소외계층 불만무마 최대 관건보리스 옐친 대통령의 「수성」이냐 공산당의 크렘린 복귀냐. 러시아의 20세기 마지막 선택인 대통령선거가 10일 앞으로 다가왔다. 후보들의 홍보간판과 유세집회, TV연설등으로 달아오른 대권 레이스는 옐친대통령이 그동안 선두를 지켜온 겐나디 주가노프 공산당후보를 추월하면서 막판 각축전에 돌입했다. 막바지 대선구도와 쟁점, 각 진영의 득표전략등을 점검해 본다.<편집자 주>편집자>
옐친대통령의 막판 상승세가 공산당의 주가노프후보를 압도하고 있다. 옐친대통령은 5월말을 고비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30% 안팎의 지지를 얻어 주가노프후보를 10∼13% 포인트차로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극적인 뒤집기이다.
옐친의 급부상은 현직대통령의 프리미엄에다 『역사의 수레바퀴를 과거로 돌려서는 안된다』는 구호가 유권자들에게 먹혀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정부및 관변 조직을 총동원한 추격전 끝에 확보한 선두 굳히기가 옐친에게는 쉽지만은 않은 듯하다.
가장 큰 걸림돌은 체첸사태다. 1년 6개월간에 걸친 무력충돌로 이미 5만명의 희생자를 낸 체첸분쟁은 러시아와 체첸반군간의 휴전협정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의 재선길을 위협하는 시한폭탄으로 남아있다. 전러시아사회여론조사센터의 최근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0%가량이 대선후보 선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으로 체첸사태의 해결여부를 꼽았다. 사태발발및 수습에 일차적인 책임을 져야 하는 옐친에게는 상당히 큰 부담이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옐친은 지난달 말 반군최고지도자 젤림한 얀다르비예프를 크렘린으로 초청, 사태해결을 위한 큰 가닥을 잡았다. 그러나 분쟁의 완전 종식방안 등 유권자들을 솔깃하게 만들 결론은 나오지 않았다.
옐친의 또 다른 고민은 개혁과정에서 소외된 연금생활자등 3,500만 빈민층의 생활보장 문제다. 그는 연금인상과 체불임금의 조기해소 등 생활안정 방안 마련에 총력을 기울리고 있으나 옐친에 대한 이들의 거부감은 여전하다.
구 공산당 조직을 장악한 주가노프는 뒤집혀진 판세를 만회하기 위해 필사적이다. 그는 일부 강경세력의 거센 비난을 무릅쓰고 사유재산과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하고 사회 전반에 광범위한 자유화와 자율성을 보장하는 등 이미지 쇄신에 나섰으나 일반 유권자들의 머리에서 「공산당 악몽」을 완전히 씻어내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해 12·17총선에서 좌파진영이 확보한 2,400만∼2,500만 고정표를 뛰어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기업가와 고학력층 등 기득권층이 강한 「비토세력」을 형성, 주가노프의 발목을 잡고 있다.
대선전의 마지막 관건은 앞으로 남은 기간에 어느 후보가 자신의 약점을 여하히 극복하느냐 여부라고 할 수 있다.<모스크바=이진희 특파원>모스크바=이진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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