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 맘껏연출” 차별화욕구 맞물려/패션화 바람타고 갈수록 대담·화려/향기발산·몸매 돋보이는 기능성도속옷의 표정이 다양해지고 있다. 「백물」이라 불리는 흰색계통의 면제품 일변도였던 속옷이 거센 패션바람의 영향으로 갈수록 화려하고 대담해지고 있다. 빨강 파랑 노랑등 원색색상에 꽃무늬 기하학적인 옵티컬(OPTICAL)무늬 등 갖가지 디자인의 남자팬티는 이제 낯익은 축에 속한다.
밖에서도 입을 수 있는 겉옷같은 속옷이 점차 일반화하고 있는가하면 여자속옷같은 파격적인 형태의 남자속옷도 나오고 있다. 자기 취향이나 체형에 알맞게 맞춰입는 맞춤속옷이 등장하고 가슴을 크게 보이게 하는 「글래머룩」 브래지어나 향기나는 팬티등 각종 기능성 속옷들도 선보이고 있다. 소재도 면이나 메리야스 위주에서 벗어나 나일론 폴리에스테르 망사등 기호나 기능에 맞게 점차 다양해지는 추세다.
속옷의 이같은 변신은 「속옷관」이 바뀌고 있는데 기인한다. 요즘 개성파들은 속옷을 더 이상 감춰진 부분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자기 개성과 몸매를 맘껏 연출할 수 있는 패션의 한 품목으로 받아들인다. 밋밋하기만 한 「백물」류의 고전적인 속옷들이 이들의 패션욕구를 만족시켜줄리 없다.
각종 레저나 사회활동이 잦은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과도 무관하지 않다. 코오롱상사 이너모드팀의 남기숭차장은 『골프나 수영 헬스클럽 사우나 등을 통한 대인접촉이 늘어나면서 속옷에도 신경을 쓰게 된 것이 속옷의 차별화현상을 부채질하는 한 요인이 됐다』고 말했다. 사회활동이 왕성한 30∼40대 중심으로 새로운 감각의 속옷을 선호하는 수요층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겨냥한 패션 속옷이 나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올해 속옷시장규모는 1조5,000억원 정도. 패션바람에 힘입어 매년 10∼15%의 탄력있는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속옷시장을 둘러싼 국내 대기업들의 각축전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백양 쌍방울 태창 등 「빅3」가 유지해오던 기존의 삼각체제가 근래 코오롱상사 해태상사 이랜드등 후발업체들의 과감한 공격경영에 흔들리고 있는 상황이다. 유통시장의 전면개방과 병행수입허용을 타고 외제속옷까지 수입러시를 이루고 있어 일대 혼전의 양상을 보이고 있다. 패션속옷은 바야흐로 전성기를 맞고 있다.<김병주 기자>김병주>
◎신세대형 속옷/T자형 대표적… 야광·지퍼부착도/뚜렷한 캐릭터,앞트임 없는것이 특징
속옷시장이 패션화하면서 신세대를 겨냥한 이색속옷들도 다양하게 선보이고 있다. 이들 신세대형 속옷은 무늬나 색상의 화려함을 뛰어넘어 기발한 아이디어로 독특한 디자인을 자랑해 캐릭터속옷이라고도 불린다.
신세대형속옷은 지난해까지만해도 「제임스딘 프레지던트」와 「캘빈클라인」이 시장을 주도했으나 지금은 「레노마」「보디가드」「BG」「X―존」등의 신규브랜드도 참여해 이색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뉴코아백화점 잡화담당 신정환 대리(31)는 『톡톡튀는 분위기가 흥미를 불러 일으키는 팬티들을 신세대들이 선호하면서 팬티 디자인이 갈수록 대담해지고 디자인 수명도 짧아지고 있는 추세』라며 『가격은 패션 팬티 치고는 중저가수준』이라고 설명한다.
대표적인 캐릭터속옷은 T자형 팬티로 팬티 뒤쪽이 T자 형태로 돼 있어 꼭 끼는 바지를 입을때도 둔부에 팬티 선이 도드라져 보이지 않는다. 또 야광팬티는 밤에 불을 끄면 눈에 띄어 신혼부부를 위한 커플속옷으로 인기높다. 남성 여성용 한세트로 판매한다. 남성용팬티에도 여성용처럼 레이스를 단 것도 새로 등장한 캐릭터속옷이다.
지퍼팬티는 팬티앞부분에 지퍼가 달려 있다. 열리지는 않고 순전히 장식용이다. 지퍼안쪽으로는 안감을 댔다. 통풍이 잘되도록 망사로 만든 팬티는 날씨가 무더운 여름철에 특히 잘 나간다.
이들 신세대형 팬티는 모두 앞트임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전문가들이 조사해보니 앞트임이 별로 쓸모가 없더라는 분석끝에 나온 변화이다.
팬티의 파트너인 러닝셔츠 역시 색상이나 무늬가 화려하고 대담해졌다. 러닝셔츠에 브랜드로고 등을 새겨넣어 T셔츠 대용으로도 입을 수 있는 것도 많이 나와있다. 신세대형 속옷의 가격은 장당 8,000∼1만5,000원 수준이다.<박원식 기자>박원식>
◎맞춤속옷/사이즈 세분화 “마치 자로 잰듯”/몸의 곡선살려주고 체형 보정기능까지
속옷에도 고가의 맞춤 시대가 열리고 있다.
「맞춤 속옷」은 말 그대로 입는 사람의 신체 사이즈에 맞춰 입는 속옷. 하지만 맞춤옷처럼 몸을 재서 새로 만드는 것은 아니고 수십가지 크기로 나와있어 자기 몸에 딱 맞는 속옷을 고를 수 있다. 보통 속옷이 5∼10가지 크기인 것과 비교하면 맞춤과 같다는 뜻이다. 종류는 브래지어와 거들, 보디 슈트, 캐미솔, 팬티 등이 주를 이룬다. 가격은 기본 세트가 70만원선이며 단품으로 살 경우 브래지어가 12만원선, 팬티가 3만∼5만원선, 거들이 24만원선이다.
「맞춤 속옷」의 가장 주된 기능은 체형보정이다. (주)「모아메드 코리아」 압구정점의 이선영 대표는 『입는 사람의 몸에 꼭 맞춰 처진 부분을 받쳐주고 늘어진 부분을 조여주기 때문에 보통 속옷에 비해 몸의 선이 한결 살아난다』고 말한다. 사람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2주∼3개월 정도 꾸준히 입으면 몸매가 달라지는 효과까지 난다고 한다. 또 통기성이 좋은 특수 합성섬유 오페론으로 되어 있어 인체에 해가 없으며 한벌로 1∼3년까지 입을 수 있다고 한다.
현재 이같은 맞춤속옷 브랜드는 「브라시엘」 「밀라노 코리아」 「베스타일」 「마리아 마리안」 「마이 피트」등 7∼8개에 이른다. 대부분 일본에서 전량 수입하고 있으며 주로 화장품 회사를 통한 방문판매 형식으로 거래가 이루어진다. 92년 처음 국내에 소개된 이래 수요가 크게 늘어 「모아메드 코리아」압구정점의 경우 월 매출이 5,000만원에 달한다. 초기에는 중년 고객이 대부분이었으나 최근 들어서는 몸매와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20대 고객도 크게 늘고있다.
친구의 소개로 「맞춤 속옷」을 입게 되었다는 주부 김경숙씨(45·서울 강남구 청담동)는 『내 몸 치수에 맞춰 입으니 겉옷을 입어도 태가 난다』며 『값이 만만치 않지만 운동이나 다이어트 식품 등 몸매를 위해 돈 들이는 것에 비하면 그만한 효과가 있는 것 같아 계속 입고있다』고 말했다.<김지영 기자>김지영>
◎할인매장/50∼70% 저렴 알뜰파 “손짓”/상품라이프사이클 단축 이월품 주류
실용적인 속옷들을 값싸게 살 수 있는 할인매장은 알뜰주부들의 주요 관심사다. 속옷할인매장들은 속옷시장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형태가 다양해지고 있다.
속옷의 패션화와 함께 제품의 라이프사이클이 짧아지면서 유통물량이 늘어나고 이월상품들도 많아지기 때문이다.
속옷 역시 일반의류처럼 각지역마다 상설할인매장들(도표)이 자리잡고 있다. 상설할인매장에서는 유명브랜드의 속옷들을 값싸게 사와 소비자들에게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므로 어느 상표나 두루 구입할 수 있다. 제품들은 대부분 팔다 남은 재고상품이거나 유행이 바뀌면서 일반매장에서 제값을 받고 팔기 어려운 것들이다.
할인율은 일반매장에서의 50∼70%정도다. 남성용 트렁크형팬티의 경우 일반매장에서는 8,000∼1만5,000원하는데 비해 할인매장에서는 4,000∼6,000원정도면 살수 있다. 유행에 민감한 여성용 속옷들의 물량이 더 많고 할인율도 높은 편이다.
또 할인매장은 대부분 직접 생산한 자체브랜드상품도 함께 팔고 있는데 이들 제품도 다른 유명브랜드의 재고상품과 비슷한 가격대다. 「언더클럽」 「히포」 「나드리코티」 「월드폴로」 「조다쉬」등의 브랜드들인데 이들 제품은 도매를 거치지 않고 공장에서 막바로 할인매장으로 가져오기 때문에 유통경로가 단축된데다 광고비부담이 없어 염가판매가 가능하다.
일반상가에 소규모 속옷할인매장이 들어서는 경우가 있는데 이들매장 역시 재고상품을 주로 취급한다. 점포를 빌려 2∼3개월 정도 물건을 판 뒤 다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 해서 속칭 「떴다방」이라고 불린다.
뉴코아 해태등 시중백화점들도 세일이나 판촉행사때마다 속옷할인특설매장을 수시로 개설하고 있다. 이런 특설매장에서의 할인율은 30∼40%수준으로 백화점내 일반속옷매장에서 세일때의 할인율 20%보다도 싸다.
또 킴스클럽 뉴마트 프라이스클럽 E마트등 할인점에서도 속옷들을 싸게 살 수 있다. 무인점포인데다 여러개를 함께 묶은 꾸러미로 팔기 때문에 할인율이 30∼40%정도다.<박원식 기자>박원식>
◎전문점 속속등장 치열한 경쟁/전국체인개설 취급품목 다양화
남녀 속옷이 고급·패션화하면서 속옷시장이 유례없는 호황을 누리는 가운데 속옷 전문점이 속속 등장,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대표적인 내의 전문점은 백양의 「BYC 전문점」, 쌍방울의 「J&J」, 태창의 「인아우트」, 좋은사람들의 「보디가드」, 코오롱상사의 「르페」등.
백양의 「BYC전문점」은 평균 25평규모의 중대형 종합내의류전문점으로 현재 전국에 500여개가 영업중이다. 내의류 및 여성용 란제리 이외에 와이셔츠 넥타이 손수건 벨트등 취급품목을 늘려나가고 있다.
전국에 450여 종합내의매장을 두고 있는 쌍방울은 최근 패션내의 란제리 잠옷외에 홈웨어 수영복 양말 손수건 지갑등을 취급하는 전문점 「J&J」를 전국 30여곳에 개설했다.
「보디가드」는 「제임스 딘」이라는 상표로 내의업계에 돌풍을 일으킨 「좋은사람들」이 지난해 새롭게 내놓은 브랜드. 서울에 30여개를 포함, 전국에 100여개의 전문점을 운영하고 있는데 가족 전계층이 부담없이 입을 수 있도록 만든 중고가 속옷을 주로 다룬다. 팬티와 러닝셔츠 잠옷등 성인용 내의부터 어린이용 내의, 노인들이 입기 편리한 내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품목을 취급하고 있다.
코오롱상사의 「르페」는 여성내의와 남성내의의 비율이 7대3으로 여성내의 판매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여성용 파운데이션(팬티 브래지어 거들등) 란제리 나이티(가운), 남성용 트렁크(사각팬티) 브리프(삼각팬티) 러닝셔츠등을 판다. 태창은 내의류 및 란제리 이외에 목욕용품을 함께 취급하는 형태의 내의 전문점인 「인아우트」를 개설, 운영중이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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